한국의 5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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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5월은 젊음과 사랑과 노래. 그리고 인생에 있어서의 아름다운 모든것을 의미한다』-「롱펠로」의 말이다. 그래서인지 5일의「어린이 날」, 8일의「어머니의 날」이든 5월을 우리나라에서도 가정의 달 또는「청소년의 달」이라고한다.
웃음을머금은듯한 해맑은 태양과 장미의 화려한 색깔과「라일락」의 그윽한 향내와… 이모두가 젊음을 노래하고평화를얘기하고 풍요를 속삭이는듯한 그런5월에 이제 접어들었다.
5일은 또 입하, 어른들은 녹음에서 주흥을 돋우게 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옛같으면 매주가는 두견화, 도화, 송이등을 넣어담근 향긋한 과하주들을 만들기시작한다. 소주로는 또 공덕리에서 담근것이라든지, 관서의 감홍노, 벽향주, 해서의 이향고, 호남의 계설주, 호서의 노산향등이있고 모두 가품으로 손꼽히던 술들이다.
이젠 그런 술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여름은 예나 지금이나 사람에게 젊음과 웃음을 안겨 주며, 눈에 시도록 아름다운 신록은 흐뭇한 시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감싸준다. 『나는 항상 만개한 꽃보다도 약속에 찬봉오리를, 소유하는것보다도 욕망을, 완성보다도 진보를,분별이선 나이보다도 청소년시대를 사랑했다』-이렇게 「지드」도 말했다지만 계절로 본다면 「영원한청년」을 상징하는 것이 초하이며, 그러기에 5월은 누구에게나 뭔가 모르는 행복감과 함께 생에의 충족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인가 보다.
수없이 많은 행사가 한달내내푸짐하게 엮어지는 것도5월이다. 그러기에 더욱 사람들의 마음도 가볍게 즐거움으로 들뜨게되기도 쉽다. 모든 것 다 잊고 그런 흥겨움속에 흠뻑 빠져버려도 좋겠다는 생각은 누구에게나 간절할것이다. 다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서글픔이다. 그런게 또 한국의 5월인지도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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