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낳고 석달만에 딸|전례 없는 두번 순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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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아들을 낳은지 1백16일만에 잇달아 딸을 낳아 화제를 모은 정모여인은 서울대학병원 산부인과와 박산부인과에서 학계보고로 연구「케이스」로 정해졌다. 정여인이 지난18일 딸을 분만하자 1백16일만의 재분만을 사실로 믿지 않는 측도 일부 있었으나 전문의들의 조사결과 사실로 재확인된 것이다.
정여인은 작년 6월17일 이모씨와 결혼했는데 결혼할 때는 이씨와의 사이에 이미 임신4개월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여인은 작년12윌23일 김산부인과 (서울교남동)에서 첫아들을 낳았는데 정여인은 그동안 임신한 것 같지 않게 배가 부르지 않아 양장을 하고 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던 정여인이 아들을 낳고 난 다음부터 갑자기 배가 부르기 시작해 정여인은 병이 생긴 것이 아닌가하여 2, 3개 처의 산부인과에서 진찰을 받은 결과 임신3, 5개월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는 것이다
정여인은 자신도 믿지 않았으나 차츰 임신징후가 나타났고 지난18일 박산부인과의원에 입원, 조기파수(早期破水)라는 진단을 받자마자 귀여운 딸을 낳았던 것이다.
분만을 도운 박양실 의사는 이 같은 전례가 학술상 보고된 일이 있는 것을 보았지만 처음 겪는 일이라고 말하고 서울대부속병원 측과 공동으로 연구를 철저히 하여 보고서를 내겠다고 말하고 있다.
의학계에서도 이같은 전례는 외국의 경우 4, 5건 있었음이 밝혀지자 정여인의 경우를 믿기 시작하여 연구과제로 다루게 된것.
서울대학병원 산부인과 나건영교수는 지난63년에 강원도원주에서 이와 같은 경우가 있었는데 이산모는 서울대부속병원에 무료 입원까지 했었다고 밝히고 혹시 정여인이 중북자궁 (重複子宮) 이 아니라도 이와 같은 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있다.
한편 외국의 문헌에 재분만의 경우는 다음과 같은 것이 있다.·
▲과수정 (過受精)=일단임신이 되면 난소에서 난자가 안 나오는 것이 정상이나 다음 월경주기에 또 배란 (排卵) 이 되어 이것이 수정하여 또 하나의 아기가 되는 비정상적인 현상이다.
두아기가 함께 자란 것을 출산 때 미처 발견하지 못하면 그와 같이 출산이 겹친다.
▲과임신 (過姙娠)=같은 월경주기에 두개의 난자가 각각 사이를 두고 나와서 각기 수정되는 현상이다. 미국의 예는 이 경우로서 정자가 흑·백 각기 다르기 때문에 흑·백의 아기를 낳는 것이다.
과임신은 거의 동시에 출산하거나 한달 이상 차가 나지 않는다.
▲중복자궁 (重複子宮)=자궁이 두 개 있어서 각기 배란하여 수정될 경우. 그런데 정여인은 자궁이 하나뿐인 정상인. 한달 이상 간격을 두고 출산하였으므로 우리나라 학자들은 과수정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있다.
동물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을 자주 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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