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돈 450억원 김원홍에게 송금, 최태원 회장 뜻으로 알고 있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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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최태원(53) SK그룹 회장과 동생 최재원(50) 수석부회장이 SK 계열사가 펀드에 출자한 자금 수백억원을 외부로 송금해 빼돌린 혐의와 관련해 두 사람이 송금에 관여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관계자 증언이 법정에서 나왔다.

20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문용선) 심리로 열린 최 회장 형제 등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김준홍(47)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김원홍(52) 전 SK 고문이 SK 자금 1000억원을 베넥스가 유치하도록 해줄 테니 펀드 조성 전까지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며 “김 전 고문과 최 회장 사이에 미리 얘기가 오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최 회장이 돈을 보내라고 직접 지시하지는 않았고 송금 후 따로 보고하지도 않았지만 450억원 송금의 주체이자 결정권자는 최 회장으로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450억원을 세 차례로 나눠 김 전 고문에게 송금했는데 2, 3차에 걸쳐 보낸 250억원의 송금을 직접 지시한 것은 최 부회장”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표의 이런 주장은 펀드 출자에는 관여했지만 김 전 고문에게 돈이 송금되는 과정은 알지도 못했고 관여하지도 않았다는 최 회장 형제의 항소심 핵심 변론요지와 어긋난다.

박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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