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맹의 첫 공식 반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존슨」미대통령의 3·31성명에 대하여 4일(한국시간)「하노이」는 다분히 부정적인 논조를 펴는 반면 미국대표들과「접촉」할 용의가있다고 선언했다.
즉 미국의 성명이 월맹의 요구를 전적으로 충족시켜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그러나 월맹은 대표를 파견하여 미국이 북폭과 모든전투행위를 무조건 전면중지하여 회담이 시작되도록 접촉할 용의가있다』고 말했다.
이와같은 월맹의태도를 어떻게볼것인가. 그것을 긍정적인반응으로 보아야 할것인가, 아니면 부정적인 반응으로 보아야할것인가. 바야흐로 세계는 착잡한 표정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월맹의 현금 태도에 대하여 그것을 긍정적인반응으로 보거나, 또는 월남전의종식을 위한 진일보로 본다는 것은 아직도 시기상조이다. 오히려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첫째로 월맹의 지금 요구가 어디까지나 북폭과 전투행위의 무조건 전면중지를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맹은 대표를 파견하여 미국대표와 접촉하겠다고 말했지만, 그 토의의제는 미국의『북폭 및 전투행위의 무조건전면중지』에 못을 박고있는 것이다. 월맹의 요구는 미국이 부분적인 북폭중지에 상응하여 자기들의 축전을 말하고 있는 것이아니라 미국에 대해 한걸음 더 나간 후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작년12월30일과 지난2윌8일 월맹외상「구엔·두이·트린」의 발언과 하등다름이 없다.
둘째로 월맹은 전기한 바와같은 제의로써 미국내의 비둘기파, 또는 국제여론을 더욱자극하려 할지도 모른다.
「존슨」대통령의 성명에 뒤이어 미항공기가「탄호아」를 폭격하자 미국내 비둘기파들은반발하였다.
월맹은 차제에『북폭및전투행위의 무조건 전면중지』를 요구함으로써 정식회담이 시작되지 않는 것은 미국 때문이라고 하여 다시금「존슨」행정부에 압력을 가할것으로 내다 볼 수있다.
세째로 공산월맹은 아직도 그들의「평화회담 4개조건」과「베트콩」의「5개원칙」을주장하고 있다. 또 노획문서에서 밝혀진 바있지만, 그들은「중립」또는「연립정권」을 운운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중립」이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월남공산화를위한「정치전략」이며「연립」정부라는 것은『미군이철수하고「베트콩」이 사활적역할을 하는 공산정권이어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회담을 시작한다고 할 때 토의의제도 명백히 나타나지 않았지만, 월남을 적화하려는월맹의 목적은 조금도 변함이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전기한「하노이」의 태도를 가지고 긍정적인 반응으로 본다는 것은 있을수 없다. 「하노이」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위해서는 제1단계로 미국의 실제적인 축전조치에 따른「하노이」의 상응한 축전조치가 있어야만 한다.「하노이」가 미국의 축전조치에 대하여 더 한층의 일방적인 축전만을 요구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앞으로 미국과「하노이」는 대표접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은「하노이」가 요구하는『북폭및전투행위의 무조건 전면중지』에 응해서는 안될것이다.
더우기 미국은「하노이」의 일면전쟁, 일면협상」의 전략전술을 간파해야 한다. 아울러 미국이 경계해야 할 것은 지금의 제한북폭중지기간중「하노이」가 병력남파 또는 보급수송을 증가하는가 아닌가, 또 대공세를 준비하고있는가 아닌가를 정확히 정찰하는데 있으며 공산측의 함정에 빠지는 일이있어서는 절대로 안될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