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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도메인 네임을 확보하라" IT기업들 경쟁 가열

미주중앙

입력

닷컴(.com) 이외에 닷북(.book)· 닷푸드(.food) 등 도입 따라
구글·아마존등 13곳서 신청…그중 이름1/3 중복
관리하는 ICANN 독점권 놓고 유엔 ITU와 마찰도

세계는 지금 도메인 네임 전쟁 중이다. 전쟁은 미국내에서 벌이는 국지전과 미국과 연합국가가 벌이는 글로벌 전, 두 가지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첫째로 구글과 아마존을 비롯한 IT 거인들이 벌이는 도메인 네임 확보 경쟁이다.

국제인터넷주소 관리기구(ICANN)가 닷컴(.com) 이외에 닷북(.book), 닷푸드(.food) 등의 새로운 도메인을 도입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기업마다 최상위 도메인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인터넷 최상위 도메인은 닷컴(.com)과 같은 일반 도메인과 닷케이알 (.kr) 같은 국가별 도메인으로 구분된다. 현재 최상위 도메인은 .com, .net, .org, .biz, .tv, .fm 등 22개이다. 일반명사를 이용한 도메인 네임이 승인되면 300~1000개의 새로운 최상위 도메인이 생겨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아마존은 작년에 닷아마존(.amazon), 닷킨들(.kindle)을 비롯하여 닷뉴스(.news), 닷숍(.shop), 닷비디오(.video), 닷송(.song), 닷북스(.books), 닷쿠폰(.coupon) 등 76개의 도메인을 신청했다. 소유권을 인정받으면 이 도메인 네임은 아마존이 운영, 관리하게 된다.

구글은 닷구글(.google), 닷유튜브(.youtube), 닷롤(.lol), 닷서치(.search), 닷북(.book), 닷클라우드(.cloud) 등 총 101개의 도메인을 신청했다.

도메인 네임은 13개 IT기업에서 신청했으며, 신청된 이름 중 1/3이 중복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선호하는 이름은 닷앱(.app)이다.

이미 '.한국'처럼 자국의 언어로 최상위 도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한 ICANN은 닷삼성(.samsung), 닷엘지(.lg), 닷서울( .seoul) 등의 이름도 최상위 도메인이 될 수 있도록 인터넷 주소체계의 변경을 준비 중이다. ICANN은 이를 시행하기에 앞서 등록상표 정보센터를 운영하며 각 기업의 보호요청을 받아 들이기로 했다. 새 도메인 신청비는 이름당 18만5000달러이다. 금융기관들 사이에서도 사이버 범죄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고유의 도메인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캐피탈원 파이낸셜,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티그룹 등 대형 금융기관들은 닷시티(.citi), 닷비오브에이(.bofa) 등의 고유 도메인네임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은 이러한 이름을 사용하여 고유의 인터넷 주소를 사용함으로써 고객들의 정보를 빼내가는 피싱공격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CANN이 영어 이외에 자국의 언어로 만든 도메인 네임의 신청을 허용하자 중국에서도 도메인을 확보하려는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 연말쯤 중국어 도메인이 선 보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ICANN의 데디 체하데 대표는 올 하반기 중으로 중국어로 된 최상위 도메인을 허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체하데는 "중국어 도메인이 개통되기 전에 중국어 최상위도메인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ICANN에 신청한 중국어 도메인은 '휴대폰', '회사' 등 다양한 한자어로 구성되어 있다. 마이크로 블로깅 서비스를 하고 있는 웨이보도 닷웨이보(.weibo)라는 알파벳 도메인과 중국어 도메인 두 가지를 모두 신청해둔 상태다.

중국최대의 테크 기업인 알리바바 그룹은 전자상거래 품목에 해당하는 'Taobao', 'Alipay' 등의 이름을 신청했으며, 보안업체인 치후360 테크놀로지사는 '셀폰', '안전', '클라우드' 같은 한자어 도메인을 신청했다.

또 하나의 전쟁은ICANN과 UN의 국제전기통신연합( ITU)의 힘겨루기이다. ICANN은 1998년 미 상무부 주도로 설립되어 인터넷 도메인 주소의 관리 권한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국가 연합은 자국영토 내의 인터넷 주소는 독립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ICANN의 인터넷 독점 권한을 두고 세계적으로 반대 목소리가 높다.

이 문제는 작년 12월 국제 전기통신 세계회의에서 본격 대두되었다. ICANN이 도메인 네임을 통제하는 권한을 계속 유지하도록 힘쓰는 것과 ITU가 통신연합의 인터넷 통제권한을 확대하려는 노력이 마찰을 빚고 있다.

이재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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