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시즌결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2)

중앙일보

입력

◇ 트레이드의 실패

뭐니뭐니해도 올 시즌 워리어스가 행한 가장 큰 실수는 마크 잭슨을 공짜나 다름없이 다른 팀에게 넘겨주었던 것이다.

오프 시즌 동안 자유계약 선수가 되었던 잭슨은 휴스턴 로케츠로의 이적을 앞두었지만 워리어스측에서 이를 거부하는 바람에 무산된 바 있다.(당시 잭슨은 완전한 자유계약 선수 신분이 아닌 제한적 자유계약 선수였다)

팀에 대한 애정이 식어버린 잭슨이 좋은 모습을 보일리 만무했고 워리어스 역시 그에게 출전 시간조차 잘 부여하지 않았다.

결국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다 되서야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센터 딘 가렛을 받는 대신 잭슨을 넘겨주는 일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이것은 최상의 선택이 결코 아니었다. 워리어스로선 잭슨의 가치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모르지만 그를 내주고 데려온 선수치곤 가렛은 분명 아니었다.

이왕 트레이드로 내 보낼 선수였다면 좀 더 다양한 방법으로 다른 팀들과 활발한 교섭을 펼쳐 팀의 전력 보강에 도움을 주어야 했지만 워리어스의 선택은 그러지 않았던 것.

당시 잭슨을 원하던 팀들이 많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었으면 팀버울브스보다 더 나운 조건을 제시한 구단들과의 거래도 가능했었다.

잭슨의 트레이드가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가자 워리어스 프런트는 그전에 행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의 트레이드 마저 욕을 먹는 처지가 되었다.

본티고 커밍스와 코리 블런트를 내주고 부상중인 세드릭 헨더슨을 왜 데려 왔는가하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 팀 MVP

출전 시간과 기록 면으로 보았을 때 안트완 재이머슨이 단연 유력하다.

그는 전 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하면서 평균 19.7득점, 6.6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그가 올린 성적이 팀 성적과는 별개로 작용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

올 시즌 신인인 제이슨 리차드슨의 존재는 그나마 팀의 위안거리였다.

그는 '올스타 위크앤드' 행사로 열린 루키 게임에서 MVP를 차지했고 이어 열린 '슬램 덩크 컨테스트'에서도 1위를 차지해 매스컴과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시즌 개인 기록 면에서도 80경기에 나와 평균 14.4득점으로 재이머슨에 이어 팀내 2위를 차지했고 4.3리바운드, 3.0어스스트, 1.3스틸을 올리며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워리어스로선 라트렐 스프리웰(현 뉴욕 닉스) 이후 오랜만에 다재다능한 가드를 얻은 셈이다.

◇ 팀 MIP

실망스러웠던 보스턴 셀틱스에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워리어스에 합류한 '리바운드 머신' 데니 폿슨.

지난 시즌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지만 올 시즌 그는 달랐고 리바운드 부분에서 유감 없이 명성에 걸 맞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시즌 기록은 77경기에 나와 평균 11.2득점, 11.3리바운드로 '더블 더블'을 달성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비록 그가 가끔 보여주는 과격한 플레이로 '플레그런트 파울'을 선언당해 분위기를 망치긴 하지만 폿슨은 워리어스에 있어 결코 없어선 안될 선수다.

◇ 실망스러운 선수

앞서 말했듯이 베테랑으로 팀을 잘 이끌어 주길 기대했던 크리스 밀스.

크리스 멀린(은퇴)이 떠난 자리를 채워줄 역할을 맡았던 그는 시즌 내내 부상으로 도움이 되지 못했다.

비록 66경기에 나와 평균 7.4득점, 2.1어싯트, 2.4리바운드의 성적을 올리긴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

역시 부상으로 12경기 밖에 나오지 못한 새드릭 헨더슨도 실망을 안겨준 선수다.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 시절 보여주었던 득점력 만 찾아 준다고 하면 팀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일단 그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부상 회복이다.

콜게이트대학 재학 시절 전미 1위의 블록 샷 기록을 가지고 있었던 아도넬 포일.

그 덕분에 워리어스는 1997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8순위로 그를 지명했다. 하지만 프로 4년차인 그에게는 블록과 리바운드 수비외에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

결과론이지만 워리어스가 포웰을 지명하면서 놓친 선수들 중에는 트레이시 멕그레이디(얼랜도 매직), 오스틴 크로셔(인대애나 패이서스), 데릭 앤더슨(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모리스 테일러(휴스턴 로케츠)와 같은 이들이 있었기에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류한준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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