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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함께 돌아온「사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맑은정신을 잃었던 두남녀가 길고 지루한 투병끝에 「스위트·홈」을 꾸미고 새출발했다 정신이상에 걸렸던 두사람이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이룰수있다』 고 전문의의 관해파정을받고 결혼한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있는 일일뿐아니라 의학상으로도 아주 드물게 보는일이다.
화제의 부부는 이환희씨(39·가명) 와 차기쁨여인(29·가명)-.이들은 지난4일 C병원에서 퇴원하는길로 곧장 살림을차리고 10년둥안 아들을 걱정하던노부모를모셨다. 이씨는 지난57년6윌 29일뇌병원에 입원,지난4일 퇴원하기까지 10년3개월, 차여인은 64년2윌18일에 입원,이씨보다 하루늦은 지난 5일 퇴원했다.
21살때 군에들어간 이씨는 가끔 심한 발작증을 일으켰으나 그런대로 군복무를 마쳤다.이씨는 매부가 경영하는 공장에 취직을 했으나 57년6월초 다시 발작, 진단결과 긴장형관계망상증 정신분열증으로 밝혀졌고 10년의 투병생활이 시작됐던것.이씨는 그때의 기억이 없으나 당시 병상기록에는 강제보호입원시킨것으로 되어있다.
처음3,4년은 전혀치료효과가 없었다. 5년째부터 차츰 제정신을 찾았고 4년전부터는 의사들의 말에따라 사리를 조금씩 분간하기 시작했다.
계속 치료를 받은 이씨는 2년전부터 병원에서 청소와 사나운 환자다루기등 쉬운일을 거들었다.
차여인은 고향과 이름을 잃는채 길거리를 헤매다가 서울시에서 행려병자로 뇌병원에 이송되었었다. 진단한 결과 조발형정신분열증으로 진단되어 치료를 받아온것이다.병원안에서는 남녀환자가 엄격히 격리되어었으나 이들은 작년부터작업요법에 따라 밖에서 일하는동안 서로 눈이 맞고 사랑이 싹텄다는것.
그러나 이씨는 미처차여인에게 사랑을 알리지도 못한채 퇴원하게되어 병원을 떠나기 전날서둘러 병윈당무자를 통해 정식으로 차여인에게「프로프즈」, 결혼에「골인」 하게된것.
이씨는 8일하오 차여인을 멀찍이 바라봤을때『무척 고독하게보였다』면서 『처음 동경이던것이 이제는 사랑으로번졌다』고 겸연쩍은듯 웃었다.차여인은 서울시 부녀당국이 맡아 결호시킨격이되어 이씨의 처가는 서울시 인셈.
10년동안 외아들의 병을 뒷바라지해온 7순 넘은 양친은 아들을 찾은데다가 며느리까지 한꺼번에 얻어 주름살이 활짝핀 얼굴. 이씨는『너무오래 쉬었으니 힘으로하는 일을해서 부모를 모셔야겠다』고 굳은 뜻을보이고있다.
한편 이부부를 치료해온 C박사는 『이씨와 차여인은 관해에 달했기때문에 일반적사회규범안에서의 부부생활을 원만히 해나갈수있으리라』 고말했다.
그런데 관해라는 용어는 정신의학상 표출되는병증상이 없이 치유되는것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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