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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뤼프케」대통령의 오명|서독을 흔드는 「전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서독은 현재 건축전문가이었던 「뤼프케」대통령이 2차대전중 악명높은 「나찌강제수용소」의 실제책임자 진부를 에워싸고 큰정치문제로 대두되고있다. 현정치정세로보아 이문제는 앞으로의 사태발전에 따라서는 「뤼프케」대통령자신의 사임과 함께 일부개각까지해야 할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고있다.
문제의 발단은 4년전 동독이 대서독정치공세의 일환으로 강제수용소 도면에 「뤼프케」대통령의 「사인」이 든 사진을 증거로 내세워 공격을 개시한데 비롯된다.
당시 서독정부는 동독의 정치공세가 흔히 공산주의자들이 취하는 「허위날조」된 문서라고 가볍게 받아넘기는 한편 아무런 증거가 없어 국민들도 경시해버렸다.
그러나 67년말 뜻밖에 「뮌헨」에서는 작가 「프랑크·아루나우」씨가 동독으로부터 4「페이지」로된 2장의 「뤼프케」문서를 입수, 즉시 세계적감정소인 미국 「뉴요크」의 「하워드·헬링」사무소에 감정을 의뢰한 것.
그후 「헬링」사무소는 여러가지 자료를 수집, 정밀검사결과 ①「사인」은 「뤼프케」대통령 자신의 것이 틀림없고 ②이문서에는 가필 또는 삭제한 흔적도 없다고 단정한 것인데 이 감정보고서를 지난1월말 서독 「그라프」주간지 「슈테른」에 싣게되어 문제는 재연된 것.
이보도가있자 서독정부는 다시 『감정서내용은 근거가 박약하며 구체성이 모자랄뿐 아니라 비논리적이다』고 반박하면서 「슈테른」지가 『월남전보도에 있어서도 잔혹한 사진을 실는등 인류의 존엄을 범하는등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고있다』는 이유로 연방검열국에 동지성분검토까지 지시했다.
이에덩달아 여당인 기독교민주동맹까지 『대통령을 공격하고있는 「슈테른」의 편집장「나넨」씨야말로 전쟁때 「히틀러」의 열렬한 지지자였다』고 인신공격을 벌이자 「나넨」씨는 고발할테면 하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서독국민들간에는 정부태도에 크게 불만, 장본인의 해명을 요구하는 소리가 높아지자 「뤼프케」대통령은 지난 1일 서독사상 처음으로 「라디오·TV」전국망을 통해 요지다음과같이 「신상변명」을 했다.
『나는 당시 백림의 건축업 「슈렘프」에서 근무했다. 그곳에서는 건축설계이외에 노동자용 가숙소도 담당했다. 강제수용소나 감옥같은것은 설계도건축도 안했다. 이른바 「강제수용소」도면에 내「사인」이 들었다는 동독주장에 관해서는 4분의 1세기전의 일이므로 내가 서명한 것의 하나하나에 대해서 모두 기억할수는 없다.』
한편 서독내각안에서도, 『이런 문제를 안고있는 자체가 「마이너스」를 가져온다.
대통령의 임기가 앞으로 1년밖에 남지 않았으므로 건강상이유를 붙여 조기 은퇴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소리도 나오고있어 이사건의 귀추가 크게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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