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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일후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게릴라」사건과「푸에블로」호 사건이 잇달아 발생한 직후 일본에갔더니, 국내에서 보다 그곳에서 더욱 심한 긴박감을 느끼게 되었다. 그것은 일본의「매스콤」을 직접 접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신문은 분명히「베트남」사태와 더불어 한국사건이 전「아시아」에 커다란 이변을 가져올 수도 있는 신호로 간주하려는 경향이 있었으며 또한 이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보도·해설을 표방하고는 있지만, 다소나마 공산세력을 두둔하는 선입감을 가지고 행하고있는것이 틀림이 없었다. 그것은 조일독매 양대신문의 오보사건과, 그리고「베트콩」의 구정공세에대한 과대평가로써 충분히 입증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그러면 왜 일본의「인텔리」들은 공산세력과의 충돌을 당사자들보다 더욱 긴박시하며 공산세력을 은근히 두둔하는 것일까.
일본국민이 장래에 있어서 사회주의내지 공산주의를 지향하게될것임을 암시하려는 까닭일까. 그것은 절대아니다. 이번 방일기간중 일본은 사회주의화 내지 공산주의화 할수없음을 확신하였으며, 이는 일본의 정치세력이 기반을 개인기업주의자들에 두고있으며, 또 그것이 잘조직화하여 있다는 점과, 그리고 과년의 반공제국시의 역군들이 그대로 생존하고있다는 점으로 뒷받침되는 것이다.
그러면 일본은 지난번 북괴남침때와 같은 전쟁경기가 또 다시 필요한 까닭으로 그러한 것 일까. 그것도 아니다.
서구의 문명이 자본주의에「프로테스탄티즘」이 겹쳐 이루어진거와 같이 그들은 근면하고 검소한 전통속에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오늘의 획기적인 경제성장을 이루고있으며 이는 완전한 평화시 산업체제하에서의 결실인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전후 계속되어 온 평화에 집념하는 나머지 공산집단을 달램으로써 자신들과의 장래에 있을지도 모를 충돌을 피하고자 하는 저의가 있다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그들은 평화헌법하에서라도 자체의 방위에 충분한 조치를 가하고있는 국민들이다.
그러면 왜 일본의「인텔리」는 한국과「베트남」에 대하여는 적어도 비협조적인 언론정책으로 나가고 있는것일까.
한국과 월남의 공통점은 미국의 세력이 직접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며 이것이 바로 일본 「인텔리」의 논지를 좌우하는 커다란 요인의 하나가되어 있는 것이다. 즉 그들은 과거「아시아」의 맹주의 위치에 있었음을 잊지 않고 있으며, 오늘날 그 위치로의 복귀를 방해하는 것은 오로지 미국세력임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의「인텔리」들은「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마음껏 비판하고 싶지만 본국 경제및 국제외교에 직접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나머지 우회적으로 한국과 월남에서 야기되는 사건에 민감하고 그 해설에 비우방적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다.
즉 반미감정은 없을망정「아시아」에 있어서 미국의 후퇴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일본의 저의는 아물던 한국에 또다시 동란이 발생되어서는 아니되겠다는 신념을 굳게 한다.
한국에서의 전화는 일본에게 또다시 군사적 진출의 기회를 주지않을 것이라고 누가 단정 할 수 있을 것인가. 서남원<성대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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