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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등지는 "사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해마다 교단을 물러서는 퇴직교원들이 격증하고 있다. 특히 의무교육을 맡은 국민학교교사들의 대량퇴직 현상은 문교행정의 가장 심각한 당면문제로 「클로스·업」되고 있다
해마다 학령아동의 자연증가는 40만명이 넘고 이에따른 국민학교교원의 자연부족이 많은데도 오히려 수천명의 현직교원이 생활난 등의 이유로 교단을 하직하고있어 교원수급에 많은 차질을 가져오고 있다.
문교부집계로는 65년에 1천8백5명, 66년에 2천3백66명, 67년에 3천7백4명이 퇴직했는데 이는 전체교원의 24·4%(65년) 2·8%(66년) 4·2% (정년)에 해당된다.
문교부는 올해 (68년)에도 전체교원의 6·0%에 해당하는 5천1백40명이 퇴직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이와같이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교단에 나섰던많은 교사들이 스스로 교단과 학생들을 등져야하는데는 ⓛ살림을 감당할 수없는 박봉과 ②산업의 다양화로인한 다른 직장에의 전환 그리고 ③교원부족으로 복직이 쉽다는 점등에 큰 원인이 있는것으로 진단되고있다.
지난해 교단을 떠난 국민학교 교원들의 전직실태를 보면 중등교원으로 전보된 것이 15·6%이고 나머지 84%는 보수가 많은 다른 직장으로 직업을 바꾸었거나 자유업을 택했다.
사립국민학교를 제외한 초중등교원들의 퇴직 이유중 가장 많은 비율을 「박봉」이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 교실(학급)에 60∼70명, 심하면 1백명이 넘는 학생들을 앞에 놓고 가르쳐야하는 연약한 국민학교 교원들은 2∼3부제에 시달리고 집에 돌아가서는 생활에 쪼들려 기를 펴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들의 봉급은 교육대학출신의 초봉이 고작 1만3천원, 사범대학출신이 1만4천원 이다. 이들이 10년을 지나야 연구비까지 합쳐서 1만7천∼8천원 (대학출신)을 받는다.
이들이 많은 봉급과 연간2백∼3백%의 「보너스」를 주는 국영기업체나 무역회사등에, 그리고 비교적 장래가 엿보이는 다른 행정직에 눈을 돌리는 것은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가장 문제가 심각한 국민학교의 현황을 보면 아동총수는 5백38만2천명으로 전 인구의 16%에 해당되고 학교수는 5천3백59명, 교원수는 8만9천2백77명 이다. 올해만도 8천3백70명의 교원을 새로 공급해야하는데 교육대학졸업자는3천7백59명으로 이들을 모두 메우고도 4천6백11명이 모자라는 형편이다.
그나마 학력 (2년제 교육대학졸업이상)이 모자란 교사가 전체의 71%이고 보면 절대량이 모자란 교원의 충원문제와 함께 현직교원의 재교육문제도 정부가 크게 다루어야할 당면문제라 하겠다.
이같은 심각한 교원부족현상을 문교부는 어떻게타개하려하는지 아직 시원스런 대책이 서있지않다.
오는 4월부터 봉급의 30%인상을 실시하고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전국 19개 교육대학에 초등교원단기양성소를 병설하는 한편 교육대학을 증설하거나 정원을 크게 늘릴 계획이다.
그리고 교직을 천직으로알지않고 잠시들렀다가 다른직장으로 옮겨가곤하는 4년제대학출신들의 보수교육제도는 전폐할 계획이다.
그러나 문교부가 크게 희망읕 걸고있는 단기(4개윌)양성소 수료자들이 과연 초등교육이 요구하는 교육자의 자질을 갖출것인지도 큰문제다.
당국은 이같은 임기웅변책 보다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교직자들의 최저 생활보장책부터 강구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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