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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20대 벤처사업가 2천만달러 우주 여행 마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제 우주정거장에 떠있는 셔틀워스.
청혼도 은근히 거부했다. 넬슨 만델라와 즐거운 담소도 나눴을 뿐 아니라 창밖으로 펼쳐지는 멋진 풍경도 보았다. 그리고 그는 지금 무사히 세계 2번째로 우주여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했다.

한 주 이상을 국제 우주정거장에서 보낸 마크 셔틀워스는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각) 소유즈호를 타고 카자흐스탄에 무사히 도착했다.

러시아 우주항공 통제소 관계자는 이 우주선이 모스크바 시각으로 오전 7시51분에 계획대로 도착했다고 밝혔다.

3명의 우주인은 작은 셔틀로부터 일요일 아침 그 모습을 드러냈다. 간단한 의료검진이 뒤따랐다. 그들은 중력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면서 의자에 앉았다.

귀환을 축하하는 환영인파는 이 세명의 우주인에게 케이크를 건넸다. 그들이 도착한 날은 때마침 일요일이어서 러시아 정교회의 의식때 볼 수 있는 색칠한 달걀도 받을 수 있었다.

인터넷 업계 거물인 셔틀워스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이탈리아 우주비행사와 함께 소유즈를 타고 우주정거장으로 가는 댓가로 2천만불을 지불했다.

러시아는 매 6개월마다 위성궤도의 주변에 비상시 우주정거장의 우주인들이 구명우주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소유즈호를 쏘아 올린다. 셔틀워스와 그의 동료들은 정거장에 부착되어 있던 오래된 소유즈호를 타고 귀환했다.

이 젊은 억만장자는 전 남아공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와 수많은 화상통화로 이미 그의 나라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화상통화 중에 그를 깜짝 놀라게 한 14살의 남아공 소녀도 있었다. 꼬마 소녀가 세계 최고 부자 총각 중 한 명인 셔틀워스에게 결혼해 줄 수 있냐고 질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8살의 아마추어 우주 탐험가에게는 우주정거장 생활은 한 편으로 일이며 그렇게 즐거운 것만은 아니었던 것처럼 보인다.

오랫동안 에이즈와 줄기세포에 관한 사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젊은 사업가는 2천만달러를 우주여행을 위해 지불했다. 이번 여행도 그에게는 일종의 '일하는 휴가'인 셈이다.

런던에서 가진 CNN과의 생방송 인터뷰를 통해 그는 지난 주 비행이 매순간 가치있었다고 말했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그 경험은 인생에 대한 내 관점을 완전히 바꿨다. 내 머리는 늘 구름속에 있었는데, 내 몸이 구름 보다 높은 곳에 있다는 것은 색다른 느낌이었다."

그의 동행자이자 소유즈 우주선의 나머지 구성원은 역시 처음으로 우주여행길에 오른 이탈리아 우주비행사 로베르토 비토리와 3차례 우주여행을 한 바 있는 유리 기드젠코 선장이다.

셔틀워스는 아버지의 차고에서 인터넷 보안업체를 시작해 4년만에 5억달러를 넘게 받고 회사를 팔아 억만장자가 됐다.

자수성가한 이 괴짜 억만장자는 우주 비행사와 함께 할 비행을 위해 러시아에서 8개월을 보냈으며, 휴스턴에 위치한 NASA의 존슨 우주센터에서 1주일간의 교육도 받았다.

셔틀워스는 작년에 첫 민간인 우주여행자가 됐던 미국의 펀드 매니저이자 전 NASA 엔지니어였던 데니스 티토의 무중력 발자취를 이었다. 데니스 티토도 셔틀워스와 마찬가지로 우주정거장이 최종 목적지였다.

Richard Stenger (CNN) / 박치현(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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