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노블」대회의 추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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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그러노블」 동계 「올림픽」과「인스브루크」동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했던 한국선수단 일행15명이 23일하오에 귀국했다. 그들의 전적은 비록 양대「윈터·스포츠」에서 매양 말석에서 맴돌기는했으나 우리는 우선 그들의 귀국을 환영하며 그 노고를 치하해둔다.
그것은 단장이나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호소하고 있었듯이 첫째로 우리선수의 체력이 기본적으로 모자랐고, 둘째로 국내「윈터·스포츠」시설이 형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기실력이상으로 선전 선투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사에 보내온 현지특파원의 보도를 볼것같으면 「그러노블」 에 파견됐던 우리선수단은 몇가지 있을수없는 운영상의 실수를 범했다고 한다. 첫째로 1윌15일,「파리」 로부터 「그러노블」 에 도착했으나 선수명단이 도착하지 않고있어 그 다음날에야 선수촌에 들어갈수 있었다한다. 둘째로 「올림픽」 조직위에 보고된 명단에는 선수수가 45명이었는데 15명만 참가하여 조직위측을 당황케 했다는 것이다. 세째로 조직위는 세차례에 걸쳐 KOC에 한국선수명단 제출을 재촉했으나 끝내 선수도착시까지 제출되지 않았었다한다. 네째로 등륵이 끝난다음에도 임원사이에 이견이 구구하여 말썽이 가시지않았다 한다. 다섯째로 1윌17일에는 선수3명과 단장을 위시한 동임원이 선수5명만을 「그러노블」에 남겨놓고 「인스브루크」로 떠났기 때문에「그러노블」 에 남게되었던 선수들온 「코치」가 없어 연습시간도 제대로 못가졌었다한다.
즉 약10일동안 우리 선수들은 불「코치」의 눈총을 받아가며 「모로코」선수연습에 편승하는등의 궁색을 띨었다는 것이다. 여섯째로 우리선수단은 개막식때부터 둘로 나누어져 외국인이 보는 앞에서도 욕설이 오고가는등의 추태를 보였다 한다. 일곱째로 임원들은 관광에 바빠 아침일찍 있는 경기를 거의 외면하다시피 했다한다.
이어느 경우를 살펴봐도 한심하기 이를데 없는 실수며 추태며 배임들이다. 이현지 보도가 사실이라면 도대체 우리선수단은 나라망신을 시키러 간것이냐, 아니면 외유를 즐기러 갔던것이냐 하고 반문할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선수·임원들이 해외경기에 나가서는 흔히 선수인지, 관광객인지를 의심케하는 거동을 하여 지난날에도 말썽이 없지않았지만, 이번 경우릍보면 실로 그 정신·태도들이 말이 아니다. 더우기 그 고질적인 파쟁을 현지에서도 되풀이 하였다하니 언어도단이다. 따지고보면 그러한「그러느블」 현지에서의 추태, 운용「미스」등은 기본적으로 대한체육회와 KOC가 임원·선수선발때부더 바꾸어치기를 일삼는등의 대립으로 파쟁의 씨를 뿌렸던 때문이었다 할겻이다. 그러니 그들만의 잘못도 아닐것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여야할 현지에서까지 불화를 연장시키고 경기운영에 피해를 주었다면 선수단의 책임도 결코 면키 어렵다고 본다. 우리는 한국의 체육계가 이번「그러노블」 대회의 실수릍 거울삼아 다시는 그런추태를 되풀이하지 않기위해 하루속히 그 고질적인 파쟁에서 초월해주길 엄숙하게 요청해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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