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비둘기」 같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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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3일 하오 4시 「밴스」 미 특사 일행을 맞이한 국회 여·야 간부들은 미국 정부의 대한 정책에 대한 불만을 솔직하게 토로했는데 「밴스」 특사는 주로 듣기만 하는 입장이었다고…
이효상 의장은 『한국의 명절인 대보름날에 귀빈을 맞게 되어 기쁘다』면서 한식 다과를 대접, 『「쿠바」 공산군이 만약 백악관까지 쳐들어왔더라면 미국 국민은 어떻게 되었겠느냐』고 북괴 무장 공비 침입 사건을 미국의 경우에 비유해서 설명했고, 김영삼 신민당 원내총무는 『미국이 월남을 생각하는 것만큼 한국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
회담이 끝날 무렵 박준규 외무위원장은 막막한 분위기를 돌리기 위해 『혹시 우리가 모두 호랑이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은 우리는 모두 비둘기들』이라고 농을 건너자 「밴스」 특사는 『내가 보기에는 여러분은 모두 비둘기 갈다』고 받아 웃음을 자아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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