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많이 준비해서 보란듯이 던지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앙일보 기자와의 대화(http://live.joins.com)에서는 3일 (금) 오전 11시부터 12시까지 체육부 야구전문기자인 이태일 기자가 ‘개점 휴업 박찬호,언제 던지나’란 주제로 네티즌들이 궁금해 하는 박찬호선수에 대해 질문과 답변을 받았다.

열띤 내용의 토론이 벌어진 내용을 정리 했다.

사회:이태일 야구전문기자

○채리/서울

박찬호의 최근 근황은 어떤지요?

◆이태일기자

최근이라면 어제(2일)인데요.어제 박선수는 토론토 원정경기에 합류해서 경기전 불펜피칭을 15분간 쉬지않고 소화해 복귀에 청신호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만나지 않았던 현지 특파원들과도 만나 짧은 인터뷰를 했다고 하는데요.인터뷰에서 다리는 전혀 불편하지 않으며 정신적으로 자신감도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자동차도 고장이 나면 말끔히 고쳐서 타야 기분도 좋고 차도 잘나가는것 아니냐"는 그의 말에는 솔직한 지금의 심정이 담겨있다고 봅니다.

허벅지 부상은 다 나았고 트레이너와 한의원에서 마사지와 지압으로 치료를 하는 정도라고 합니다.

○박형열/부천시

박찬호선수가 가장 인정받았던 점은 구위나 승률보다 꾸준히 선발등판할 수 있었던 점이라고 생각합니다.이번 부상으로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을 잃은 것 아닌가요.부상의 가장 큰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이태일기자

부상의 가장 큰 원인은 지난해의 무리한 등판이라고 봅니다.스프링캠프 막판에 햄스트링 스트레인이 왔지만 그 부상이 찾아온 이유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지난해 허리부상에도 불구하고 시즌 끝까지 마운드에 올라 전력투구한 것이 부담이 됐을 겁니다.

기억하십니까? 지난해 박찬호의 마지막 경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난타당하면서도 고집스레 마운드를 지켰던 박찬호의 모습을? 결국 그런 무리탓에 몸이 제대로 준비가 안됐고 그런 몸으로 에이스의 부담을 짊어진 것이 이번의 부상으로 이어졌다고 봅니다.

○밀리오레/동대문

허벅지 부상 이후 투구폼을 바꾼다는데 뭘 어떻게 바꾸는지 알고 싶어요.좀 자세히 말씀해주실수 있나요.

◆이태일/기자

박찬호 선수의 투구폼을 정확히 기억하신다면 세트포지션에서 왼발을 앞으로 내딛을 때 중심이 되는 오른쪽 다리가 주저 앉는 것을 알고 계실겁니다.

이때 박선수의 모든 체중이 거의 다 그 다리에 실리게 되고,그 힘을 허벅지로 지탱에 순간적으로 차고 올라 그 탄력을 이용해 몸이 앞으로 나옵니다.그러나 이 순간 허벅지에 실리는 힘탓에 부상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죠.

그래서 다른 미국투수들이 대부분 그런 것처럼 오른쪽 다리를 꼿꼿이 세운채 왼발을 내딛는 식으로 바꾸는 겁니다.박선수는 "새로운 폼으로 던지니 공을 위에서 내리꽂는 느낌이 좋고 하체를 더욱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레인저스/텍사스

이번에 박찬호 선수가 복귀하면 부상중인 주전 포수 이반 로드리게스가 아닌 빌 해슬먼이라는 포수와 콤비를 이룬다는데 해슬먼은 어떤 선수인가요?

◆이태일기자

빌 해슬먼은 나이 서른여섯의 베테랑입니다.이반 로드리게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선수지만 나름대로 투수리드에는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현재 로드리게스가 6월에나 복귀할 것으로 예상돼 박찬호가 5월중순에 복귀한다면 두경기또는 세경기에서 해슬먼과 호흡을 이룰 것으로 보입니다.

해슬먼은 1m90cm의 키에 몸무게 1백1kg의 듬직한 체구로 투수들에게 넓직한 목표지점을 제공하고 백인포수특유의 차분함(인종차별 발언이 아니라 흑인이나 중남미포수에 비해 백인들이 참을성이 많다는 보편적인 '설'에 근거한다면)이 있어 포수로서 박찬호와 호흡을 맞추기에는 부족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김상수/서울

박찬호선수가 쉬는? 동안 투구폼을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폼으로 바꾼다고 하는데 예전 투구폼에 어떤 문제가 있어서인가요?
보통 사람들도 한번 든 버릇은 쉽게 고치기 힘들고 설사 고쳐지더라도 어색한데요.
박찬호가 투구폼을 바꿔서 성공할 수 있을지도 아울러 전망해 주십시오.

◆이태일/기자

박찬호선수의 투구폼의 컨셉은 몸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진다.입니다.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와인드업할때의 중심다리(오른쪽다리)를 주저앉혔다가 다시 일어서면서 그 탄력으로으면 상체를 끌고나오게 되지요.

그러나 이렇게 하다보니까 오른쪽 다리에 체중이 실리게 돼 무리가 가는겁니다.지금까지 '하체'하면 박찬호를 떠올릴 정도로 탄탄한 하체를 지녔기에 지탱할 수 있었지 다른 선수 같았으면 이미 고장이 났을 거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쨌든 그래서 이번에 바꾸는 투구폼은 오른쪽 다리를 무너뜨리지 않고 꼿꼿이 세워서 부담을 줄이는 겁니다.그럴 경우 위에서 아래로 내려꽂는 느낌을 주게 되지만 볼을 앞으로 끌고 나오는 느낌은 없어지지요.

박찬호는 미국에 건너가서 다리를 들어올리는 투구폼을 한번 바꿔서 지금의 컴팩트한 투구폼을 바꾼 바 있습니다.

○chang/서울

투구폼을 바꾸는 것이 가장 관심이 가는군요.박찬호선수가 겨우 한달정도밖에 안 쉬었고 그것도 부상으로 쉰 것인데 한달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몇년동안 단련했던 투구폼이 바뀔지,또 바뀌어도 예전과 같은 강한 피칭을 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보통 현역 선수들이 투구폼을 바꿀 때 어느정도 기간이 필요한지요?그리고 그 선수들이 투구폼 교체 전과 후의 경기 전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태일/기자

말씀하신 대로 저로 바뀐 투구폼을 빨리 보고 싶고,또 그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 쉽게 예상하기 힘들군요.보통 투수들의 경우 투구폼 교정은 시즌이 끝난 뒤 겨울훈련(미국에서는 스프링캠프)에 이루어지는 것이 보편적입니다.

그래서 시범경기동안 점검을 해보고,시즌때 사용하게 되지요.그래서 박찬호처럼 시즌 중반에 이뤄지는 교정은 드문 케이스입니다.그러나 박찬호의교정은 투구폼을 '다르게'한다기 보다는 하체의 움직임만을 바꾸는,그런 교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국내 투수를 예로 들면 선동열식에서 정민철식(그들의 오른쪽 다리를 머리속에 그려보세요)으로 바뀌는 거지요.선동열이 몸을 앞으로 최대한 끌고 나오기 위해 오른다리를 주저앉히는 스타일이 였다면 정민철은 마치 구슬치기에서 '깔빼기'로 불리는 자세처럼 겨눠서 위에서 때리는 투구폼이니까요.

○임성현/서울시

박찬호선수가 선발등판한지가 꼭 한달이 된 것 같은데요.그 동안,그러니까 경기에 나가지 않으면 박찬호선수는 뭘하고 지내는가요.

◆이태일/기자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았지만 박찬호선수는 계속 팀과 함께 일정을 소화했습니다.현재 동부 토론토 원정에도 합류해있지요.경기전 팀 훈련을 함께 하고 트레이너에게 마사지를 주로 받았다고 하더군요.그리고 경기중에는 덕아웃에 있다가 게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경기중에 혼자 경기장을 나와서 댈러스 인근의 한의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는 군요.

○이형우/과천시

박찬호선수의 허벅지 근육통은 혹시 지난해 아팠던 허리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생긴 부상이 아닌가요? 제 생각에는 지난해 무리했던 후유증으로 보이는데요.

◆이태일/기자

그렇게 보는 것이 정설입니다.아무래도 몸의 한쪽 부분이 약하면 다른 부분에 많이 의지하게 되고 그 경우 다시 다른 곳에 무리가 오게 마련이지요.박찬호는 지난해 초반 허리를 다쳤으나 시즌 끝까지 단 한번도 등판을 거르지 않고 선발로 나왔습니다.아무래도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것을 의식했겠지요.

그런데 정작 시즌이 끝나고 무리한 허리와 몸을 추스리고 휴식을 취해야할 시점에서 다시 레인저스로 팀을 옮겨 에이스라는 중책을 맡게 되다보니 쉴 수가 없었습니다.그리고 스프링캠프때보니 레인저스의 훈련량이 엄청 많더군요.그 훈련을 모두 소화하는 과정에서 결국 허벅지에 무리가 온 것으로 봅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점은 개막전에 등판하지 않고 쉬었더라면 지금까지 마운드에 못오르지는 않았을 거라는 점입니다.

○김남진/서울시

이번달(5월) 중순이후에나 복귀가 가능하다고 하던데..,올해 가능한 승수는 얼마나 될까요?

◆이태일기자

5월중순에 나오면 약 25번정도 선발로 등판할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그 경우 승패없는 경기 감안해 승률이 6할정도 되면 10-12승 정도라고 보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1398타이거/경남 창원시

박 찬호선수는 언제쯤 복귀 하나요?

◆이태일기자

일주일이나 열흘정도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일주일뒤면 홈에서 벌어지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열흘이면 홈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인데요,이때가 안되면 다시 원정으로 펼쳐지는 1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이 될 가능성이 높네요.

○호야/서울

정신적으로 나약해진 것 아닌가요.작년같으면 이를 악물고 던졌을텐데 이제 장기계약을 했으니까 배가 불렀다고나할까.뭐 그런거 아닙니까.

◆이태일기자

가끔 박선수와 이메일을 통해 소식을 주고 받는데요.얼마전 이런말을 하더군요."많이 인내하고 준비해서,보란듯이 던지고 싶다"고요.결국 그는 정신적으로나약해졌다기보다는 주위의 지나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부담감에 시달리고 있다고 봅니다.

오히려 "더 잘해야 겠다"는 부담이 부상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는 점이죠.많은 돈을 받았다고 나약해졌다고 보이진 않습니다.

◆이태일기자
박찬호 선수가 예정대로 회복돼서마운드에 올랐을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저도 참 궁금합니다.어쨌든 지금까지 해온 걸로 판단할 수 밖에 없는데요,잘 해낼 거라고 믿습니다.이번 라이브 중앙에 보여주신 관심에 감사드리며 다음에 다른 주제로 또 찾아 뵙겠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