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만들기 나누기] 스스로 SNS 하고 인문학적 감성 키워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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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박준완 팀장(왼쪽에서 둘째)이 멘티들을 위해 소셜커뮤니케이션에 관한 핀포인트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 GS칼텍스]

최근 ‘갑의 횡포’가 잇따라 논란이 되는 과정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라면상무’ ‘빵 회장’ ‘남양유업 사태’ 모두 인터넷과 SNS을 통해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SNS 여론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 GS칼텍스 박준완(43) 팀장은 소셜커뮤니케이션(SNS를 통한 소통) 분야의 개척자다. 2010년 국내에 소셜커뮤니케이션이 처음 소개된 이후 현재까지 각종 소셜미디어 콘퍼런스에 연사로 참여할 정도다. 홍보 분야만 15년간 담당하고 있는 그가 차세대 홍보맨을 희망하는 유희수(25·한국외대 아프리카어과)씨와 김연서(24·단국대 응용수학과 졸업)씨, 그리고 GS 인턴사원 한영택(25)씨를 위해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는 소셜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족집게(핀 포인트)’ 강의를 했다.

 -기업이 왜 소셜커뮤니케이션에 나서나.

 “기업이 진행하는 소셜커뮤니케이션의 목표는 한 기업의 ‘광팬(cult fan)’을 만드는 일이다. 애플을 좋아해 머리에 사과 자국을 내는 사람이 나오거나 할리데이비슨에 반해 팔에 로고 문신을 하는 운전자가 생기는 것이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한 브랜드가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에 한발 더 가까이 도달하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의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이렇게 생긴 열광적인 팬들이야말로 기업이 위기에 빠질 때 한 번이라도 기댈 수 있는 우군이 된다.”

 -매스커뮤니케이션과 뭐가 다른가.

 “매스커뮤니케이션은 흔히 볼링 게임과 같다. 볼링 공을 ‘광고 메시지’라고 하고 볼링핀은 소비자라고 가정하자. 매스커뮤니케이션이 핀 10개를 볼링 공 한 방으로 넘어뜨리듯 소비자에게 반향을 일으켜야 한다. 하지만 소셜커뮤니케이션은 일종의 ‘핀볼 게임’이다. 한 방은 없지만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핀볼을 계속 툭툭 쳐올리듯 지속적으로 소비자와 소통해야 한다. 사실 매스커뮤니케이션은 관계의 질을 잴 수 없었다. 해당 제품이나 브랜드를 좋아하는지, 정말 광팬인지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를 보완하고자 등장한 개념이 소셜커뮤니케이션이라고 보면 된다.”

 -어떤 방법으로 업무를 진행하나.

 “우리는 블로그를 중심으로 채널별로 특성을 달리 한다. 가령 홈페이지는 공지를 위한 채널이 되고 블로그는 콘텐트를 공급하는 ‘심장’으로, 트위터는 실시간 대화와 교류에 활용한다. 또 뉴스레터는 기자나 기업체 임원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관리와 이슈 관리 등에 활용되는 형태다. 채널별로 특징과 장점을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

 -최근 SNS발 기업 관련 이슈가 확산되고 있다. 기업의 바람직한 SNS 관리 방법은.

 “근본적으로 기업이 도덕성을 갖춰야 하고 진정으로 소통하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그 다음 SNS 매체가 가진 본질적인 속성, 즉 실시간성과 투명성에 주목해야 한다. 평상시 각 기업은 상황에 맞는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위기 상황의 발생 징후를 누구보다 먼저 포착해내야 한다. 또 투명성이 높아져 이제는 기업이 매스커뮤니케이션 시대처럼 게이트키핑을 할 수 없다. 숨기려고 하면 일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녹취파일이나 실시간 상황보고서를 SNS에 풀어버렸지 않나.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잘못한 것을 사과하고 고치되, 일방적인 비난은 바로잡는 방식으로 공감을 얻어야 한다.”

 -소셜커뮤니케이션은 요즘 PR 분야에서도 새롭게 떠오르는 분야다.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이 분야에서 창출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워낙 급변하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1~2년 후를 예측한다는 것조차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1990년대 말 ‘기업이 홈페이지를 꼭 가지고 있어야만 하는지’가 화두였던 때를 기억해보자. 5년이 지난 후 그 누구도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었다. 결국 소셜커뮤니케이션은 기업 홈페이지처럼 기업 커뮤니케이션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이러한 추세를 고려해 볼 때 기획, 플랫폼 운영 등 기본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위기 관리, 빅데이터 분석 등 유관 분야까지 상당한 양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소셜커뮤니케이션 업무를 희망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실전 팁을 알려달라.

 “첫째, 인문학적 감성과 경험을 극대화해라. 사람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사람을 사귈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겠는가. 둘째, 스스로 소셜하라. 당신의 클라우드 지수는 몇 점인지, 혹시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상황이 아닌지 살펴봐라. 마지막으로 인맥 관리에 힘써라. 인맥이 넓어야 소셜커뮤니케이션 업무를 시작할 때 여러 가지 시각에서 조언을 구할 수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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