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은퇴선수들의 한마디|유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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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유도가 근대「스포츠」로서 세계각국에 널리 보급되고있는 요즘 우리나라는 그 경기수준과 인구면에서 현저한 발전을 거듭하고있지만 세계정상의 꿈은 한번도 실현되지 못했다.
역사가 길고 또한 체질에 알맞는 경기라고 자부하는 우리나라 유도는 해방이후 계속 일본세력에 눌려왔고 최근에 이르러서는 날로 향상되는 서구세력앞에 빛을 보지못했던게 사실이다. 때문에 내년도 세계선수권대회에는 적어도 6체급중 한체급이라도 세계제패를 해야한다는 전제아래 금년1년은 그 준비를위한 기초정비에 총력을 기울여야겠다.
유도의 기본원리는 유연성, 신속성, 정확성이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고 주먹구구식의 훈련만으로 일관했기때문에 침체에서 벗어날수없었으며 세계제패를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이 기본원리를 몸에 익혀야되겠다.
이에대한 책임은 지도자나 선수에게 똑같이있다고 볼수있다.
지도자는 자기의 경험론에만 빠져 과학적인 지도방법을 철저히 외면했고 선수또한 우승이나 해외파견에만 급급하는 정신적 안일주의가 아니었던가.
국내에선 유도선수를 위한 근육및 골격조사와같은 과학활용의 기초조사마저 실시하지못하고있는 동안 서구에서는 과학적인「트레이닝」을 거쳐 화란의「헤싱크」나「루스카」같은 우수선수를 배출해냈다.
따라서 지도자는 선수양성에 있어 하루빨리「트레이닝」의 과학화를 이룩해야 겠으며 선수들도 안일주의에서 벗어나 전진적인자세를 취하는것이 유도재건의 급선무라 하겠다.
또한 유도계에선 각종대표선수의 선발에있어 재일교포선수 우선의 이상풍조가 나돌고있는데 앞으로는 채찍질을 국내선수들에게 돌려 해외선수보다는 국내선수에게 중점을 두어야한다.
각종대회에서 교포선수들이 우수한 기술로 입상했기때문에 파견선수로 선발된것이 사실이겠지만 국제대회에서 우리의 적이 언제나 일본이라고 보면 교포선수들의 기술은 일본에많이 노출되어있는 데다가 정신적으로도 일본선수보다 열세에 몰린다는 사실을명심하지 않을수 없다. 이같은 예는 동경「올림픽」때의 김의태·박청삼선수등 얼마든지 찾을수있다.
마지막으로 기술도입의 명목으로 행해지는 무계획적인 일본원정은 많은 시정을 가해야한다고 지적하고싶다.
현재까지 매년 2, 3차의선수단이 일본에 원정해왔으나 원정단은 기술도입보다는 관광으로 그친감이있다. 이러한 원정은 선수개개인에게 나태성만을 조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했으니앞으로의 원정에 있어서는 선수단 전원이 자각하여 선진기술도입에 압장서야겠다. 박길순<67연도「솔트·레이크」세계유도선수권대회 경중량급 준우승자·현 대한유도 학교 조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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