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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년의 회고<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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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대체로 각국의 경우를 보면 가상적이라는 것을 상정하고 있는 듯하다. 그에 따라 방위계획을 수립하고 전력을 발전시키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비해 우러나라는 가상적이 아닌 실제작이요, 근본적인 적과 대치하고 있다. 휴전선을 경계로 북괴와 직접 대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배후의 중공 또는 소런과 대결하고 있다.
회고하건대 남북이 분단 된지 어언간 22년이 지나갔다. 그 동안에는 6·25열전이 있었고 또한 휴전이 있었다. 한국을 중심으로 한 긴장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완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년년세세 더욱 더해 가는 느낌이다. 천하 대세가 변한 것 같으면서도 한국이 외적에 직면한 정세는 해방직후나 6·25때나 또는 오늘날에 있어서 별반 다른 것이 없다. 특히 중·소 분쟁의 격화, 중공의 「조반외교」, 공산권의 분열로 소·중공·북괴의 3자 통일 전선이 붕괴된 인상을 주지만 북괴의 대남 도발 행위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세에 입각해서 외부로부터의 위해와 위협에 어떻게 저항하며 그것을 어떻게 배제할 것인가. 우리의 방위문제는 물론, 그에 주체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군의 존재에 더해서는 항상 우리국민의 지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의 발전>
지난1년 군의 발전은 전체적으로 보아 또 하나의 수공의 해였다고 자위해도 좋을 것이다. 군의 정신교육이 강화되었고, 그런 대로 장비가 보강되고 복지가 향상되었다. 교육 훈련을 비롯해서 전방에서의 경계태세, 간첩소탕, 대민 지원, 그리고 파월 국군의 극과는 모두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장비보강 상황을 보면 「호크」(저공내습적기격추용) 「아니키」(고공내습적기격추용), 유도탄도입을 비롯해서 M48신형전차, l55밀리 폭사포, OHl23형 및 UH-ID형 「헬리콥터」 F5기, APD구축함 및 각종 함정 등이 도입되었다. 또 주월 국군에는 APC(장갑차) 및 ME소총 등 여러 가지 신장비가 보급되었다. 또한 주월 국군은 파월 이래 총l천6백7회의 교전을 하는 가운데 적 사살1만2천4백73명, 포로3천55명 귀순l천3백35명 (12월10일 현재)의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 그와 반면 고귀한 희생도 적지 않았다.
장병들의 복지향상 면을 보면 급여나 급식비의 향상이 물가고에 비해 결코 만족스러운 것은 못 되었지만 막사, 위생시설, 후생시설이 확충되었다. 군의 대민 지원에는 연 약80만 명이 동원되었다.
지난l년 동안 발전한 국군의 발자취를 더듬으면서 우리는 우선 그를 위해 노고를 아끼지 아니한 전체장병의 공적을 치하해 마지않는 바이다. 특히 삭풍이 휘몰아치는 전방의 고지에서, 또 포염이 찌는 듯한 월남전선에서 불철주야 근무하는 장병들의 분투를 위로해 마지않는다.

<군의 성숙>
이제 1967년을 보냄으로써 우리 군은 창군20년의 성숙단계에 접어든다. 질적인 향상을 위해 내적인 충실을 위해 더한층 분발할 때가 당도한 것이다. 전군의·정신적인 자세를 확립함에 있어서나, 고도의 전투태세를 완비함에 있어서 더 한층 분투할 때가 왔다.
더우기 우리와 직접 대치하고 있는 북괴의 호전성은 날로 격하되고 있다. 그들은 이론과 전략전술에 있어서 더욱 침략성을 띠고 있다. 한국이 깊숙이 개입한 월남 전쟁도 아직 이렇다할 종결의 희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 우리 군이 지난날의 발전에 도취하거나 만족할 것이. 아니라, 더욱 더한 전진을 다짐해야 할 이유 또한 이러한 것에서 발견된다고 보겠다.
지난해를 회고함과 더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발전의 이면에 숨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결함에 인색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아울러 피력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로 정신적 자세를 확립하자. 군에 있어서의 정신무장은 최고의 무기가 될 수 있고 최고의 전투력이 될 수 있으며 전쟁승리와 직접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내실성은 아직도 문제가 되고 있다. 유야 무야의 개념으로 왜곡하기 쉽고 비현실적인 정세에 그치는 느낌마저 없지 않다. 지난 1년에 걸친 각종 군내사고를 종합 분석하여 신뢰받는 민주군대로서 엄정한 군인정신 밑에 군기를 확립할 것은 물론 청백·검소·동면의 기풍을 더욱 함양해야 할 것이다.
더우기 국군의 파월로 군의 활동은 국제적으로도 주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주월 민간인들의 탈선 때문에 월남국민의 대한감정이 착잡하지만 그럴수록 군의 대외위신제고는 더욱 요청된다.
둘째로 전투태세를 완비하자. 여기에는 교육훈련의 충실은 물론 장비의 현대화가 요구된다. 미국을 비롯한 동맹관계의 강화는 물론 우리 군이 차지할 수 있는 주체적 방위력도 아울러 향상시켜야한다.
지난 한해 동안 장비의 현대화가 이루어졌으나 그것에 만족할 수는 없다. 치상치유격의 세계 각국의 군비경쟁과 적의 공세준비와 대조해보면 계속적인 보강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휴전선의 현상유지가 장비나 무력의 균형으로써 유지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우위한 군사력을 가짐으로써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고 보겠다.
지난 한해 장비현대화를 위해 이른바 「브라운」 각서가 항상 논의되었다. 그 진보복황은 구체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으나 미국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얻을 것은 물론, 국방체제를 강화할 수 있는 전략과 정책의 연구와 구현에 더욱 진력할 것을 희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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