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에 굽히지 않은 「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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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펜」은 총칼보다 무섭다』는 격언을 실천한 신문인이 있다. 「그리스」의 유명한 신문발항인 「헬레네· 블라호스」(55) 여사는 민주주의의 요람인 「그리스」의 민주주의를 말살한 군정에 분연히 항거, 정신적 승리를 거두고 말았다. 교묘한 변장술로 지난 22일 연금상태에 있던 「아테네」의 「아파트」를 탈출, 영국에 망명한 「블라호스」여사의 언론정신은 망명에의 피로에도 조금도 녹슬지 않았다.
때가 오면 「그리스」의 군사정권은 봄눈 녹듯이 무너질 것이라는 그녀의 신념엔 변함이 없다. 비록 군정의 강자 「파타코스」준장의 번쩍이는, 칼날에 「블라호스」 여사가 경영하던 3개 보수 지는 자진 폐간되었지만, 그녀의 자유언론수호정신 속에서 오늘도 군정에 무언의 필봉을 휘두르고 있다. 세계의 빗발치듯하는 항의에 섬찟했음인지 군정은 내년4월에 새 헌법에 대한 국민 투표를 실시하여 민정의 이정표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지난4월21일이래 반혁명사건에 연좌하여 붙잡혔던 정치범 중 2천6백 명에 특사령을 내린다는 군정의 발표는 국민의 비 협조를 「중화」해보자는 사탕발림 같기도 하다. 특사된 사람 가운데는 중앙 동맹지도자인 「파판드리오」전수상의 아들인 「안드래아스·파판드리오」 씨와 함께 「블라호스」여사도 끼어있으나 특사령이 내린 후에 있어서도 이 여류신문발행인의 대 군정감정은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은 듯.
군정의 실력자들이 군복을 평복으로 바꿔 입고 정권의 줄을 그대로 쥐고 있으려하고 있으므로 망명 처에서 「그리스」의 이 여걸이 언제 귀국할 것인지 현시점에서 점치기는 어렵다. 「콘스탄틴」왕의 역 「쿠데타」가 실패할 것을 미리 알았다고 말할 정도로 여사의 정치 안은 밝다. 독재정권이 아니라 함을 내외에 과시하고자 왕권을 제한 않겠다면서 귀국토록 「콘」왕에 추파를 보내고 있는 군정과 「블라호스」여사의 대결의 게2「라운드」는 어떻게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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