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의 길」은 고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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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중앙교육연구소가 지난 1년 동안 전국 30개 대학의 학생 7천명을 대상으로 현황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그늘진 대학생들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났다. 우선 생활정도부터가 공부만 하기에는 미흡하다.
현재 자기 집에서 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전체의 반수 정도, 나머지는 전셋집, 셋방, 친척집, 하숙에서 통학하고 있으며 이중 26%의 남학생과 12·5%의 여학생이 생활 난.
남학생 45·9%와 여학생 29·5%가 학비조달에 곤란을 받고 있다. 문교부가 「장학생15%」를 해마다 외쳐도 실지장학생은 겨우 4·1%로 나타나고 있다. 25·2%가 부직을 갖고 있으며 이중 가정교사가 18%로 으뜸이다. 이들 학생은 하루평균2∼3시간의 일을 하고있으며 5%는 5시간이장을 뺐긴다 했다. 부직을 갖게된 동기는 생활비 충당(11%) 학비조달(8· 2%) 용돈 벌기(8%)에 있다고.
면학의 길이 이 같이 고된데도 「적성」마저 엇갈려 교육적인 효율저하가 이만저만 아니다.
현재의 재적학과에 만족하고 있는 학생은 34%, 『그저 그렇다』가 45·8%, 『불만스럽다』가 17·9%, 고교시절에 바랐던 학과에서 공부하고있다는 학생은 겨우 24%밖에 안 된다.
그래서 대학가에는 전과문제가 큰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데,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이 많기로는 사회과학계가 42·8%로 으뜸이고 그 다음이 이공계(18· 7%) 인문계(16·7%)의 순.
특히 이들에게는 교수와의 인간관계가 결여되어있어 이것이 대학생활전반에 불만을 주고 있다. 『개인적인 문제에 대해서 마음놓고 얘기할 수 있고 자기를 이해해주는 교수가 대학 안에 있다』는 학생은 13·8% 뿐이며 80%가 『없다』고 대답했다.
대학생들이 교수와의 개인적 접촉에서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장래진로에 관한 상의』 (19·5%) 『사상과 인생관에 대한 대화』(18· 4%) 등이나 상호간의 성의와 노력부족으로 좀처럼 기회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 대로 대학을 마치고 나면 갈 곳은 어디?
절반 가량의 대학생이 취직을 바라고 있으며 18%가 군대 입대, 11·7%가 해외유학을 꿈꾸고 있다.
그런데 이들 취직희망자 중 70%가 전공분야에의 진출을 원하고 있으며 22·4%는 전공을 바꿀 계획. 전공분야에의 진출을 꾀하는 학생 중 자신이 있는 학생은 39· 8%, 나머지는 『직장이 적다』(27·2%)고 사회를 나무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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