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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알고 마시기] 개봉하면 빠른 시일내 마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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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종'이 바로 일본 청주다. 그러나 이는 일제시대에 마사무네(正宗)상표의 청주가 많이 알려지면서 잘못 불리고 있는 것인데 소주를 '진로'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본에선 보통 사케(酒)라고 한다. 사케는 물론 위스키.와인 등과 구분하는 일본술의 뜻이지만 일본인들은 사케를 청주의 뜻으로 많이 쓴다.

청주는 데워 마시는 술이란 개념도 깨졌다. 청주를 데우는 것은 몸에 나쁜 알코올을 날려 보내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차게 마시는 고품질 청주가 늘고 있다. 특히 생주(生酒)라고 표시된 청주가 있는데 이는 열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 냉장으로 유통해야 하는 고급술로 받아들여진다.

일본 청주는 별도의 술 빚는 쌀로 만든다. 쌀알이 무척 큰 품종인데 대표적인 것이 야마다니시키(山田錦)와 고구만세기(五百萬石)다.

밥 짓는 쌀은 90% 정도 도정(搗精)하지만 일본 청주용은 50% 도정해 쓰는 것도 있다. 이는 쌀알의 바깥 부분에 많이 있는 단백질.회분.지질을 깎아내고 양질의 전분이 들어있는 심백(心白)만을 원료로 쓰기 위해서다. 일반 청주는 도정률이 75%, 긴조슈(吟釀酒)라는 고급 술은 60%이하다.

청주의 알코올 도수는 15~19도. 쌀의 아미노산이 분해하면서 만들어진 감칠 맛과 신 맛, 그리고 다양한 향이 애주가들을 유혹한다.

일본 청주는 와인처럼 일단 개봉하면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마셔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공기 중의 산소와 접촉하면서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요즘 인기있는 청주는 지역별로 다양한데 술 판매점에서 보통 1.8ℓ 한병에 2천~1만엔(2만~10만원) 정도다. 술집에선 작은 사기병에 나눠 팔며 한병에 5백엔(5천원)부터 있다.

일본 청주를 다양하게 접해보려면 도쿄 신바시에 있는 사케플라자(www.japansake.or.kr)가 안성맞춤. 일본주조조합중앙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일본술에 관한 온갖 자료와 전국 각지의 제품이 있다. 5백50엔(5천5백원)만 내면 다섯가지 술을 골라 시음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다.

도쿄=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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