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심장이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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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와슈칸스키는 죽었다.
그러나 그가 심장이식수술을 받고 죽을 때까지의 18일간에 일어났던 일들은 의학자간에, 또 의학사상 두고두고 논의될 것이다.
우리 몸에는 없어져도 무관한 장기와 없이는 살수 없는 장기가 있다. 심장 없이는 4∼5분밖에 못산다. 이런 기계에 고장이 나고 그것을 고칠 수 없을 때 새로운 심장으로 대치하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이다. 이러한 입장은 비단 심장뿐이 아니라 간·폐·신장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니 이러한 장기이식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는 다시 말할 필요조차 없다.
이번의 와슈칸스키씨의 예를 통해서 심장이식이 기술적으로 가눙하다는 것은 증명되었다. 그러나 가장 기초적인 문제는 아직도 미해결이다.
우리의 생체는 타인의 장기가 자기 몸의 일부가 되었을 때 이를 「이물시」(이물시)하고 배척·파괴해버리려고 든다. 이는 극소수의 특정상태이외에서는 만인에 공통된 체질적인 면역반응이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 배척반응을 억제하지 못한다면 이식된 장기는 10∼20일이면 이 반응의 희생물이 되고 만다.
와슈칸스킨씨의 경우, 「이뮤란」과「코티손」의 두 가지 약물이 사용되었으며, 반응억제에는 어느 정도 성공하는 듯하였으나, 마침내 그는 이 약들의 부작용 때문에 사망한 것이다. 이러한 약물은 배척반응을 억제함과 동시에 우리 몸의 세균에 대한 저항력을 약화시키며, 그랬기 때문에 와슈칸스키씨는 폐염에 이겨내지 못했던 것이다. 이러한 복잡한 제반문제들이 와슈칸스키씨의 예를 통해서 일괄 해결될 것이라는 망상은 아무도 가져서 안 된다.
신장의 경우, 이미 12년 전부터 시도되어왔고 최근에는 1년 생존율이 65%라고 한다. 간의 경우, 요사이 2년 안에 수례시도(수례시도)되어 현재 5개월 생존하고있는 예가 있으며 심장은 3년 전에 유인원(유인원)의 심장을 사람에게 이식해보려던 실패작 시도이래 이번 와슈칸스키씨의 예가 처음이다.
전세계 의학계이 노력이 이러한 장기이식에 총 집중하고있는 현재 상태에서 언젠가는 꼭 해결되고야 말 것이다. 오늘날 마치 헐어빠진 자동차 부속품을 대치하듯이 못쓰게 된 장기를 바꿔치는 일이 다반사가 될 날이 멀지않아 오리라고 생각된다. 와슈칸스키씨는 죽었으나 내일을 위한 공헌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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