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도발 단호 대응 … 대화 문은 열어둘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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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낮(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힌 채 이야기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 이어 오찬과 기자회견을 함께했다. [워싱턴=최승식 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7일 낮(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한·미동맹 60주년 기념 공동 선언’(Joint Declaration in Commemoration of the 60th Anniversary of the Alliance)을 채택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의 대북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입장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입장을 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공동선언에서 “북한의 도발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미동맹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공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유지·발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토대로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하되 대화의 문은 열어둘 것”이라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박 대통령으로선 한·미동맹과 미국의 확고한 방위 공약이란 토대 위에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긍정적 입장을 확인함으로써 향후 대북 기조 실행에 힘을 얻게 됐다.

 또한 두 정상은 공동선언문에 2009년 양국이 합의한 ‘동맹 미래비전’을 뛰어넘어 글로벌 파트너로서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 의지를 담았다. ‘동맹 미래비전’이 선언적 의미가 강했던 반면 이번 공동선언엔 양국이 한반도의 장래와 북한 문제 등을 포함해 실질적인 ‘글로벌 파트너’로서 관계를 강화해 나간다는 구체적 내용이 들어 있다.

 글로벌 파트너란 경제·군사 분야를 넘어 개발도상국 지원 등 지구촌 행복 증진에도 힘을 합쳐 노력한다는 동반자 개념이 포함돼 있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나눔과 배려(sharing and caring)의 동맹’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두 정상은 박 대통령이 제안한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서울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협의를 가졌다. ‘서울 프로세스’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이 기후변화·중동 문제 등 비정치적 분야에서 신뢰를 쌓은 뒤 이를 바탕으로 협력의 영역을 넓혀가자는 동북아 국가 간 다자협력 구상이다.

 두 정상은 비준 1년을 넘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충실한 이행 등 경제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 경제·통상 협력 증진에 대한 호혜적 해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북핵 문제에 한 목소리를 낸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 이어 백악관 캐비닛 룸에서 오찬을 함께하며 공고한 한·미 연합방위태세의 유지·발전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고, 한·미 간 포괄적 전략동맹을 지속 발전시켜 나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워싱턴=신용호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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