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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어디까지 왔나 | 형편없는 개발연구 | [연구투자]절실 | 낭비·투기로 생각하는 버릇 버려야 | 출원특허도 실용율 5%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기초연구와 응용연구에서는 예년에 비해 활발했지만 개발연구에서는 여전히 형편없었다. 어떤 사람은 아직도 우리 나라의 개발연구는 [제로]의 상태라고 극론하기까지 한다. 우주개발이니 원자력연구니 하는 거대 [프로젝트]때문에 외국서는 자연개발연구가 중시된다.
거기다가 각 민간기업이 기술혁신전에 이기려고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기 때문에 개발연구의 비중이 더욱 커진다. 그와 대조적으로 우리 나라에선 위정자들이 아직도 원자력 연구같은데에 예산을 내려하지 않고 기업경영자들은 연구투자를 하려하지 않는다. 우리 나라에선 아직도 연구투자는 연구낭비 내지는 연구투기 정도로 생각되고 있는 경향이 농후한 것이다.

<점차 중요성 인식>
그러나 금년 들어서 우리 나라에서도 개발 연구의 중요성이 인식되기 시작한 사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금속·연료종합연구소가 서울대 공대 구내에 중간시험 공장을 준공시킨 것이라든지 신진공업등 몇몇 기업이 한국과학기술연구소와 윤활유 개발 등에 관한 연구계약을 맺은 것이 그 두드러진 예.
그리고 원자력 청이 과학기술처의 연구개발비를 받아 한비, 충비, 석유공사등 37개 사업체를 찾아다니면서 RI(방사성 동위원소)의 공업이용을 촉진하기 위한 이용가능성 조사를 한 것도 개발연구에 대한 인식을 높여준 [케이스]라 하겠다. 기업주들이 연구투자를 않는 것은 아직도 연구의 효과 혹은 이익을 얻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가 반드시 이익을 가져온다는 것을 실지로 보여주기 위해 설립된 것이 재단법인 요업[센터]다.

<요업부문서 활기>
경남 창원 군에 최근 연구소와 중간시험공장을 준공했고 시범공장의 하나인 [타일]공장의 준공을 앞두고 있다. 기초연구―응용연구―개발연구―공업화를 통해 우리 나라서 가장 뒤떨어진 부문인 요업공업의 경영자들에게 연구의 효용을 보여주겠다는 [아이디어]가 소기대로 결실은 맺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밖에 호비에서 순 국산의 [드라이·바이스]제조장치를 개발했고 경기화학에서 [쿨링·타워]를 개발하였다. 그런데 개발연구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이 특허.
우리 나라 특허국에 출원된 발명특허는 66년에 1천60건이었는데 67년에는 지난 11월말에 이미 그를 상회하는 1천67건이 출원됐다. 그러나 출원의 약23%밖에 등록(특허)이 안되는 것이 문제이며 더욱 큰 문제는 실용화 율이 겨우 5%(미국70%·일본30%)라는 사실이다.
결국 개발연구비가 없어 책상위 [아이디어]를 특허로 받아 그대로 책상 위에서 썩히고 있는 꼴밖에 안 된다. 이에 비해 미국의 GE(제네럴·일렉트릭)사 같은 곳은 [최고의 이윤을 가져오는 투자는 연구투자]라는 [모토]를 내걸고 기초연구부터 개발연구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발대신 도입만>
미국회사들의 특허보유 수를 보면―GE 약1만8백건, ATT(미국전화전신) 약8천6백건, [웨스팅하우스] 약7천9백건, [듀폰] 약6천4백건, [에소·스탠더드]석유 약4천9백건, GM(제네럴·모터)사 약4천1백건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에서 해방뒤 현재까지 출원된 발명특허가 약1만 건에 등록된 것이 약2천5백건이다. 실로 GE사는 우리 나라 22년간의 발명특허 건수의 4배를 보유하고 있는 셈.
GE사의 연구투자는 제쳐놓고라도 일본[히다찌](일립)제작소의 1년간 연구관계 예산만도 70억원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과학기술처와 과학기술연구기관의 예산을 모두 합쳐도 70억원이 못되는 형편. 개발연구 없이는 [과학기술한국]이 오지 않을 것임을 위정자는 물론 기업경영자 그리고 학계가 모두 절실히 깨달아야 할 때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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