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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의 전략전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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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10월 [나토]의 새로운 본부가 마련된 [브뤼셀]에서는 13일부터 이틀동안 [나토] 정례각료 이사회가 개최되게 되었다. 이에 앞서 12일 불란서를 제외한 14개국 방위계획 위원회(국방상회의)에서는 [나토]의 전략을 전환시키는 중대한 합의가 있었다.
즉 (1)1956년 고[덜레스]장관에 의해 [나토]가 채택한 대량 핵보복 전략의 지양 (2)1968년부터 1972년까지 [나토] 신 병력을 24개 사단수준으로 유지할 것 (3)미·영·서독·[그리스]·[터키]로 구성되는 새로운 대서양함대를 신설할 것등을 결정했다. 이는 정례각료 이사회에서 승인하면 그대로 확정될 것이다.
이와 같은 [나토]전략의 전환은 [나토]전략의 전환은 [나토]가 직면한 시대적 성격을 여실히 반영한 것이다.
첫째로 종래 견지했던 대량 보복방식을 지양하게 된 것은 점차 활발해진 동·서 평화공존과 더불어 무장대결의 긴장을 완화해 보려는 새로운 시도에서 나왔다고 보겠다. 지난 1년동안 [글라스보로] 미·소 수뇌회담을 비롯해서 핵무기확산 금지조약안에 관한 동·서 간의 원칙적인 합의는 지난날 냉전시대의 종말을 고하고 적어도 구라파에서는 [이데올로기]시대가 지나간 듯한 인상을 주었다.
더욱이 동구의 분극화와 중·소간의 긴장은 [나토]의 대소정책에 있어서 유연성을 가져오게 하였다고 보겠고 대량보복 방식을 지양한 것은 그 작용으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 [나토]5개년 계획의 수립은 1969년 [나토]의 재검토기를 앞두고 그의 계속존속은 물론 그를 위한 상비군을 유지해야 한다는 가맹국의 결의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나토]의 종료기한은 1969년 4월로서 탈퇴를 희망하는 나라는 내년 4월부터 1년에 걸쳐 이탈의사를 통고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정례 이사회는 그에 앞선 최후의 이사회가 되며, 5개년 계획의 수립은 곧 [나토]의 계속적인 존속을 다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셋째로 대서양함대의 신설은 평화공존하의 [나토]가 유연성을 보인다 하더라도 국지적으로 소련의 해상진출에 대결하자는 [나토]의 새로운 움직임이다. 한편 지난날 [나토]는 혼성핵군 문제로 파란을 겪은 바 있고 결국 그것은 햇빛을 보지 못했지만 대서양함대는 그에 대체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리하여 [나토]는 불란서의 군사기구탈퇴, 조약 종료기간의 절박, 동·서 정세의 변천 등으로 그 존속의 시련이 적지 않다 하더라도 그 발전을 계속 다짐하고 있다. [나토]는 서방세계가 가지는 가장 방대한 집단 안전보장 기구로서 그의 존속여부는 여타집단 안전보장 기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토]의 강력한 발전이 있음으로써만 구라파의 현상 유지는 물론 여타 세계의 안정과 안전을 촉구하게 될 것이다. 특히 현금 동·서정세가 완화된 것은 근본적으로 [나토]를 중심으로 한 방위체제가 공고한데서 연유된 것이 틀림이 없다.
한편 동·서 정세가 변천하여 평화공존의 뿌리가 내리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에는 엄연한 한계가 있다. 진정한 [화친]이 요원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국면은 평화공존 아닌 [무장공존]의 양상을 띠고 있다. 더욱이 [아시아]에서는 월남전쟁을 중심으로 의연한 동·서 냉열전이 계속되고 있다.
[나토]의 계속적인 강력한 발전은 자유국민 공동의 희구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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