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동서남북의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영국의 사학자「A·J·토인비」박사는 최근 퍽 인상적인 증언을 한 적이 있었다. 지난 3백년동안 과학·기술은 급속히 진보했지만, 인류의 도덕감은 그것에 적응할 만큼 진보되지 못했다고 그는 한탄했다. 인간의 「모럴」(도덕)과 물질력과의 「언밸런스」(불균형). 이것은 바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공포의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62년 「유엔」사무총장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군사비는 연간 1천2백억「달러」를 헤아린다. 군비경쟁은 북쪽 세계에 한한 현상은 아니다. 「미사일」을 포함한 현대 병기들은 미·소·영은 물론 불·독·이, 그리고「스위스」·「스웨덴」까지 한 몫 끼어 수출되고 있다. 별로 부유하지도 못한 군소 국가의 어깨 위에 이들은 매일같이 중장비를 짐지워 주고 있는 것이다.
영세중립국인「스위스」는 물론이고 3백50년동사 전쟁을 모르고 지내는「스웨덴」마저 국제무기 시장에서 수지를 맞추고 있는 것은 「보인비」의 한탄에 머리를 끄덕이게 한다.
대국들의 무력 시위는 어쩌면 바로 그와 같은 「전사상술」인지도 모른다. 적어도 이해를 달리하는 나라 쪽에서 그 시위가 마음에 거리지 않을 리 없다. 눈사람처럼 세계의 무력은 자꾸만 부풀어 가기 마련이다. 그것을 녹일수 있는 힘은 인간의 도덕성 이외에는 없을 것이다. 「케네디」대통령의 절규는 아직도 우리의 귀에 쟁쟁하다. 『무기가 우리를 절감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무기를 절감해야 하지 않겠읍니까. 』
중공은 최근 잠수 2척에 핵「미사일 」발사량를 장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의 핵 탄두를 장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공의 핵 탄두 실력은 바싹바싹 현실적인 위협으로 다가서고 있다. 그것은 틀림없이 또 다른 핵국을 자극한다. 아니면, 다른 핵국들이 군사력을 확대하려는 명분이나 구실이 될지도 모른다. 어느 편이든 또 다시 군비의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다.
『동쪽에서 들리는 소리….한탄, 한탄, 또 다시 한탄. 장군들은 모여서 전략을 짜라. 서쪽에서 들리는 소리…. 「스피드」,「스피드」, 또 다시 파괴의 「스피드」. 경쟁, 경쟁… 동서남북의 … 도망 갈곳이 없구나.』귀가 먹먹해 진다. 미국 시인「허만·하게돈」의 시가 소음처럼 귀를 막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