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이모작은 '내 몸 사랑'에서 시작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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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표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

‘인생 이모작’ 시대다. 은퇴와 함께 가장 먼저 챙겨야 할 ‘덕목’이 바로 ‘건강’이다.

국내 통계에 따르면 50대는 당뇨병·고혈압 유병률이 40대보다 두 배 이상 높고, 평균 두 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는 2020년까지 만성질환이 사망 원인의 73%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외부 세균에 의한 방어 능력이 떨어져 몸 곳곳에 감염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에게서도 예방 접종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배경이다.

여러 감염증 중에서도 특히 폐렴은 요주의 질환이다. 50대 만성질환자의 주요 합병증으로, 50대 감염질환에 의한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만성질환을 비롯한 기저질환을 앓는 환자가 폐렴에 걸리면 입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예후가 좋지 않아 사망의 위험이 증가한다. 폐렴은 통상 항생제로 치료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항생제에 내성이 있어 치료가 쉽지 않다. 그래서 치료보다 예방이 더욱 바람직하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성인을 대상으로 폐렴을 예방하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정책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달(5월)부터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폐렴구균 무료 접종 사업이 시작된다. 의료계도 이를 계기로 폐렴구균성 질환 예방에 대한 전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폐렴구균성 질환에 의한 질병 부담을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만성질환이 없는 건강한 65세 이상 성인은 보건소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한 폐렴구균 다당질 백신을 맞으면 된다. 다당질 백신은 폐렴을 예방하는 효과는 미미하지만, 패혈증 등 심각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의 예방 효과가 인정된다.

하지만 만성질환자나 암 환자,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 만성신부전, 백혈병 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 전에 반드시 내과전문의와 상의할 것을 권한다. 면역력 저하로 폐렴 위험성이 높은 사람은 새로 개발된, 1회 접종으로 폐렴 예방이 가능한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 접종이 우선 권장되기 때문이다. 무료 접종이라는 이유로 다당질 백신을 접종하면, 이후 다당질 또는 단백접합백신을 추가 접종하더라도 기대만큼의 폐렴 예방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중앙일보와 공동으로 ‘LOVE50’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50세 이상 성인이 제대로 된 건강 관리와 질병 예방을 통해 건강 백세를 맞이하자는 의미다. 미리 닥칠 위험을 예방하는 것이 건강 관리의 기본. 가까운 내과를 정기적으로 방문해 자신의 몸 상태가 어떤지, 질병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예방 접종도 빠트리지 않고 챙겨야 할 항목이다. 인생 이모작은 ‘내 몸을 진정 사랑(LOVE)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이원표 대한개원내과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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