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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신국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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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지난 주말의 「파운드」의 평가절하는 그 영향이 영국내에만 한정되길 바랐던 일부 선진국들의 의도에 반해 경제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그 국제적 파문이 휠씬 크게 일기 시작했다. 극적이고 숨가쁜 사건이 연달았던 지난 며칠간은 세계 경제의 큰 전환을 예시하는 하나의 역사적인 시점으로 기록될는지 모른다. 그 파문은 이미 미국의 재할율 O·5% 인상을 「스타트」로 「국제 금리 휴전 협정」의 파기를 뜻하는 국제 고금리 추세로 나타났으며 그것은 또「파운드」의 상대적인 저하로 짐이 무거워진 불화의 불안을 새삼스럽게 부각시켰다. 때문에 문제는 「파운드」의 평가절하로 끝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제부터 시작되는 듯.
국제적인 평가 절하 경쟁이 없었던 대신 고금리 추세가 닥쳐온 원인은 무엇이며 그 영향은 어떠한 것일까·
사실 6년간이란 기록적인 호경기가 가져온 미국의 고금리는 65년 말부터 66년에 걸쳐 「1차 금리 전쟁」이라고하는 세계적 규모의 금리인상을 초래했었다
그후 미국 경기의 침체, 구주의 불황으로 재할율의 인하가 세계 주요국들에 의해 단행되고 금년초에 「금리휴전협정」이 이루어졌던 것.
이것이 지난 10월 하순부터 영국이 두 차례에 걸쳐 재할율을 인상하면서부터 깨졌고 이번의 평가절하와 함께 8%로 올린 것이 국제적 고금리에로의 계기가 되었다.
미국 (0·5%) 「캐나다」(l%)가 뒤따랐고 서구 각국, 일본도 인상을 검토하는 등 국제 금리 수준을 전후 최고라는 상태에까지 몰고갔다.

<연쇄 인상되면 격돌>
미국의 이와 같은 조치는 영국의 8% 인상에 대처, 금리차를 좁혀 단기 자금의 유출을 저지, 작년의 2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수지의 더 이상의 악화를 방지함으로써 불화를 방위하겠다는 결의를 표시한 것이다.
만일 서독·불 등 EEC제국과 일본 등이 또 이에 추종, 재할율을 인상하고 이것에 자극되어 미국이 재차 인상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미국의 사상 최고의 고금리를 (4·5%가 현재까지의 최고)초래하는 것이 되며 본격적인 국제 금리 전쟁이 일어날 것은 뻔한 노릇이다.
이러한 현상이 또 장기간 지속된다면 국제 통화의 불안은 증대되고 세계 경제는 크나큰 영향을 받는다.
때문에 영국은 내주 10개국 재상 대리 회의에서 자국의 「파운드」평가 절하에 따른 방위조치가 불안해질 우려가 있어 「금리휴전」을 제안할것이라고 보도되고 있다.
물론 ①영국의 8% 금리 수준이 단기적인 것이라는 영국 정부의 성명과②미국을 제외한 주요국들은 국내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할 원인이 없어 추종안 할 공산이 있으며③이상 고금리의 폐해를 알아 금리 전쟁의 확대를 원치 않을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가 있긴하다.
그러나 ⓛ미국의 증세법안이 통과될 전망이 흐리기 때문에 국내 금리가 상승, 재할율 인상을 가져올 전망도 있고 ②불화 방위 때문에 재할율을 재인상할 가능성도 있으며 ③이대로 EEC제국이 아무런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미국과 영국만이 국제 수지면에서 상대적으로 우위에 서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어떤 반응이 있을 것이라는 비관논도 상당히 나오고 있다.
더욱이 미국의 0·5% 인상 조치가 불화 방위를 위해 불가피했다고는 하지만 왜 「파운드」의 평가절하 다음날인, 그것도 일요일에 단행해야 했는가 하는 점에 서구 각국은 신경을 쓰고있고 결국 그것은 「불화의 고민」을 상징적으로 나타냈으며 자신이 그만큼 없다는 것을 노정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파운드」의 평가절하로 새삼스럽게 위협을 받는 불화의 불안이「불·파운드」를 기축으로 하는 국제 금융 체제에 「쇼크」를 준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58년부터 불화 약세>
지난 9월 IMF 총회가 SDR(IMF 특별 인출권)창설을 결의한 것도 현행 국제 통화 체제를 보완하려는 것이었지만 이 IMF 자체의 성립과 그 변천의 배경을 보면 불화의 불안이 어떤 경로로 이루어졌는가를 설명해주고 있다.
44년 7월 미국의 「브릿든우즈」에서 발족한 IMF기구는 미·영을 중심으로 한 전후 세계 경제 재건을 위한 것이었으며 그 발족과 더불어 불화가 사실상의 세계 통화가 되었고 IMF는 불화에 의한 국제 금융 지배를 위한 기구로서 등장한 것이었다.
그것은 미국이「피크」때 (49년) 2백45억불, 세계의 70%라는 압도적인 금 보유를 기록했던 배경아래 불화와 그 지원을 받는 「파운드」가 사사실상 세계 각국의 무역 결제에 쓰여지고 각국의 준비 자산으로 사용되는 말하자만 기축통화로서 군림한 시초였다. .
그러나 냉전의 발달과 이에 따른 미국의 원조 개시, 이에 힘입은 서구·일본의 복흥이 궤도에 오르면서 58년을 계기로 각국의 불화 보유가 남아 돌아갈 정도에 이르자 불화와 「파운드」의 만능의 기능엔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은 남아 돌아가는 불화를 금으로 바꾸기 시작했으며 그것은 미국으로부터의 계속적이며 대량의 금 유출을 초래, 절대적인 신용을 과시하던 불화의 앞날에 적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현재 미국의 금 준비는 대외 불화 채무를 훨씬 하회하는 약1백30억불. 만일 교환에 마구응한다면 극단적인 표현을 빌면 미국은 파산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보강책이 이제껏 국제 결제 은행을 통한 협정, 금 「풀」제, 중앙 은행간의 「스왑」협정 등 여러 가지 형태로 취해졌다.
이것은 모두 불화를 세계 통화로서 인정하는 IMF체제의 보존을 위한 것이었다.


「파운드」가 기축 통화로서의 무거운 짐에 허덕여 그 지위에 위협을 받고 같은 운명이 불화에도 닥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이번의 「파운드」평가 절하와 미국의 긴급한 방위 조치(재할율 인상)로써 표면화된 이상 IMF 체제의 변혁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올만한 것이다.
불란서에 의해 65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된 금 전쟁(불화를 금으로 바꿔가는)의 배경엔 정치·군사·경제 각 분야에 걸친 미국의 지배력에 도전하는 보다 고차원적인 「드골」의 국제 정치상의 목적이 숨어있었다. 그러나 그가 노리는 것은 「파운드」화 평가절하 후 「파리」발 외신이 전하듯이 또다시 금 매입을 요구할 것이라는 예측이 사실이라면 미국의 금 준비를 더 이상 축내게 함으로써 불화가 이미 세계 통화가 아니며 미국적을 각인한 미국의 「돈」에 불과하다는 것을 폭로하려는 의도인 것이다. 불화가 받는 압력은 이와 같은 불란서의 도전 뿐만도 아니다. 국내적인 요인이 또 있다.

<월남전으로 더 악화>
월남 전쟁 때문에 미국의 국제 수지는 금년에 22억불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데 금 보유고의 저하와 국제 수지의 이와 같은 악화 때문에 재할율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국내적 원인을 찾아볼 수가 있다.
EEC 각국으로부터는「파운드」와 같이 평가절하를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가면서 모 금리 전쟁의 휴전을 제창했던 미국이 재할율을 스스로 인상한 점에 불화의 곤경이 있다.
월남전쟁 종결의 전망이 흐리고 재정 적자가 중대하다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한 불화의 불안은 계속되게 마련이다.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미국은 금가 인상은 단행못하더라도 금메각은 중지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다시 나올 가능성도 잇다. 또「워싱턴」에선 불화에 대한 법정 금 준비의 폐지를 의회에 요청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그렇게되면 상당한 양의 금 매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미국이 불화에 대한 압력을 참고 시간을 얻어 월남 전쟁을 해결, IMF의 SDR도 발효된다면 세계 경제는 적어도 지난 30년대에 미국의 독립주의로 초래되었던 혼란과 침체를 모면할 수 있을는지 모른다.

<영 경제 회생이 관건>
영국 경제가 기적적인 재생을 할 것을 기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만일에 그것이 수포로 돌아간다면 그리고 미국의 국제 수지가 현재와 같은 악화된 상태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불화에 대한 공격이 가해진다면 불화의 불안은 「파운드」의 악몽을 뒤따르게 될는지도 모를 일이다.<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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