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생명건 수술|평가절하의 배경과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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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모진 악재고투끝에도 영국경제엔 올것이 오고말았다. 금세기에 들어 세 번째로 18년만에 단행된 「파운드」화의 평가절하는 영국과 또 이에따라 같이 평가절하를 단행한 몇몇나라만의 비극도 아니다.
국제기준통화로서 불화와 더불어 군림해온 「파운드」의 비운은 2차대전후 오늘날까지 유지되어온 국제통화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어놓고 있다.
일부에서 염려했듯이 「파운드」의 평가절하가 불화의 평가절하-금가의 인상, 또 국제적인 평가절하경쟁의 유발등 파국적인 사태를 유발하지는 않았지만 만일 영국의 조치에 뒤따르는 나라가 많아지면 국제통화체제 자체에대한 공신력에 큰위기를 가져올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49년9월의 평가절하때는 그율이 30%, 영연방제국과 「스칸디나비아」제국 불란서등 뒤따르는 나라도 많았고 따라서 그때의 파문은 훨씬 컸었다.
18년만에 또다시 닥친 영국의 비운은 그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한마디로 영국의 경제적 힘의 약화. 영국은 지난10월19일과 11월9일 한달도 채못되어 두 번씩이나 중앙은행 할인금리를 0.5%씩 올리는, 말하자면 국내경제를 희생해가면서까지 단행했던 조치도 효과가 없었다.
그러니까 작년7월 「파운드」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 영국은 중앙은행재할금리를 6%에서 「위험레이트」라고하는 7%로 인상. 대금·물가를 6개월동안이나 동결했던 것은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
이와같은 긴축정책의 결과 사실 금년에 들어 영국의 국제수지는 호전, 그 금리도 세 번이나 0.5%씩 내릴수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회복기운도 금년 상반기까지. 수출은 6월을 고비로 또다시 저하, 10월엔 전일까지의 4억「파운드」수준을 하회했으며 국제수지도 9월 4천6백만「파운드」, 10월1억7백만「피운드」로 적자가 늘어났다. 원인은 미·서독시장에서의 수출부진도 있었지만 항만 「스트라이크」도 영향이 컸다. 생산은 정체, 광공업생산 지수는 3월이래 늘지도 못하고 또 그것은 실업자증대라는 연쇄뱐응을 일으켰다.
한편 영국이 최대의 과제로 삼고있는 EEC가맹에 대해 EEC는 그조건으로 「파운드」의 안정, 그것을 위한 평가절하를 은근히 비쳐왔다.
이번조치가 르렇다면 영국의 EEC가입에 어떠한 길을 열어줄것인가? 14%의 절하율이 불란서의 최초의 논평대로 불만족스러운것이라면 그앞날도 점치기는 어렵다.
문제는 영국경제가 이번의 조치를 통해 어떻게 재기해가느냐에 달려있는 듯.존슨 미대통령의 평론대로 『영국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경제력의 회복』을 기할수 있는지의 여부가 앞으로의 사태를 좌우하게 된다.
현재와 같이 세계주요공업국가들이 뒤따라 평가절하하지 않음으로써 영국의 수출이 증대할 가능성이 있고 그럼으로써 고질인 국제수지상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면 당장의 국제통화체제의 위기는 모면될 수도 있기는 하다.<현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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