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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적한 「무제한 송전」|「일등절전」으로 번진 전력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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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전원개발에 차질>
올들어 두 번째로 제한송전에 접어든 전력수급 사정은 제한송전으로도 모자라서 「자진절전」호소로 수용가들의 마음을 달래는데까지 이르렀다.
지난 64년4월 13만2천킬로와트의 예비(잉여)전력을 갖고 무제한 송전에 들어갔던 저력사정은 올해들어 중부지방의 가뭄으로 한강지류의 모든 발전소가 가동을 중지함에 따라 1차로 지난6월19일부터 약 한달동안 제한송전을 불가피하게했고 최근에는 남부의 칠보·보성강·우남 세수력발전소의 「올스톱」을 주인으로한 발전부족으로 10월1일부터 두 번째 제한송전상태에 들어갔다.

<가뭄으로 표면화>
이러한 전력수급사정의 악화는 (1)66년말 현재 30%에 불과한 전화율아래서 빚어지고 있다는 점 (2)전원개발의 불충분으로 단 1개의 발전소만 연휴상태에 들어가도 제한송전 또는 이를 확대해야하는 고비에 서있다는 점 (3)「당분간」으로 전망되었던 제한송전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생산 및 수출부문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있다는 점등으로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또한 이 제한송전에의 한 전력공급의 부족현상은 수용가들의 절대적인 전력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을뿐 아니라 전압의 급격한 하강으로 일반가정의 경우 형광등이 들어오지않는등 또다른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는 실정.

<부족량 9만킬로>
10월현재 최대한 수요83만킬로와트에 대해 발전가능출력 75만킬로와트로 부족전력 8만킬로와트, 자가발전 2만킬로와트, 제한송전 6만킬로와트로, 충당했던 전력당국은 11월에 들어가 부족전력이 다시 1만킬로와트 추가됨에 따라 「텔리비젼」방송제한과 가로등의 격주점등제로 제한송전을 확대했다.

<제한 송전을 확대>
그러나 이러한 제한송전에 불구, 68년1월부터 12월까지의 부족전력 9만킬로와트가 다시 11만4천킬로와트로 늘어날 전망에 따라 다급하게 튀어나온 것이 「범국민적인 절전운동」.
68년1월부터 3얼까지 부족전력이 2만4천킬로와트가량 더늘어남에 따라 외화대부에 의한 발전기 도입으로 자가발전을 1만2천킬로와트 늘리고 나머지 1만2천킬로와트는 절전운동에 의한 자진절전으로 충당하자는 것이 상공부의 계획(절전운동목표는 2만8천킬로와트).

<시설용량 못채워>
그러니까 68년3월까지 부족전력 11만4천킬로와트는 제한송전 7만킬로와트, 자가발전 3만2천킬로와트, 자진절전 1만2친킬로와트로 메운다는게 부족전력에 대한 대책으로 요약되고 있다.
전력부족이 일어난 가까운 원인은 남부지방의 가뭄으로 3개수력 3만4천킬로와트가 완전히 「올스톱」상태에 들어가 있고 한강유역의 모든 수력도 갈수와 겨울을 맞아 발전효율이 줄어드는 일면 일부 화력발전소도 노후로 인해 발전량이 시설용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
11월현재 총발전시설용량이 86만7천킬로와트인데 발전가능출력은 77만킬로와트, 약10만킬로와트의 발전효율이 나오지 않고 있다.

<전력투자에 소홀>
그이유는 남부수력「스톱」으로 3만4천킬로와트, 화천수력의 수위조절로 약6만, 기타 디젤발전기 보수등에 영향을 받은것이며 결빙기를 맞아 1월부터는 수력이 3만킬로와트 더 위축할 전망. 그러나 보다 큰 원인은 전력수요의 증가를 잘못 상정했고 이에따라 전원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1차5개년게획이 시작되기전해인 61년의 발전시설용량이 36만7천km에서 66년말에는 76만9km, 최근에는 87만6천km로 늘어났다고 하지만, 그동안 전력투자가 소홀했던것만은 틀림없다.
1차5개년계획 기간중의 전력부문에 투자총액은 내외자 합쳐 3백22억원.
이는 계획기간중의 총 투자액 5천7백80억원에 비해 5.5%에 불과한 것이었고 올 한해의 투자계획 3백59억원에도 못미치는 것이었다.
뿐만아니라 1차5개년계획 기간중의 수요증가를 17.9%로 보고 66년말 최대수요 69만6천km에 대해 가능출력은 72만km ( 실비용량 76만9천km)로 수요를 충족해왔다지만 67년, 즉 2차 5개년계획의 첫해로서의 수요상정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수요증가 30%씩>
2차5개년게획은 수립할 때 기초자료를 제시했던 미국의 「토머스」조사단은 평균증가율을 11.9%(65년2월)로 보았으나 최소한 것이 판명되어 이를 15.4%로 수정했었고 다시 18.3%로 재수정한다음 계획기간의 GNP증가를 7%에서 10%로 확대조정됨에 따라 전력수요사정은 27.2%로 최종확정 했었다.
그러나 67년의 실제전력 수요증가는 10월까지 30%에 달해 지금과같은 전력난을 자초하게된 것.
이처럼 작금의 전력부족상태는 가깝게는 가뭄으로 인한 수력마비, 멀고 근본적인 것은 수요상정의 잘못과 개발의 소홀에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내년엔 예비출력>
정부는 오늘의 전력난을 산업시설의 급팽창에 따른 「즐거운 비명」으로 풀이하고 있다. 또한 68년 4월부터는 전력난이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68년3월까지 추가될 발전량은 청평수력4호기 4만킬로와트와 6백50만불의 외자대부에 의한 5만6천킬로와트와 6백50만불의 외자대부에 의한 5만6천킬로와트의 자가발전기 도입이 1월부터 일부씩 가동하는것뿐. 4월이후에는 「디젤」발전기 3만킬로와트(4월)군산화력 7만5천킬로와트(4월) 화천수력4호기 2만7천킬로와트(6월) 울산「개스터빈」9만킬로와트(5월∼8월) 부산화력3호기 21만킬로와트(68년내)로 모두 43만2천킬로와트를 추가, 68년말에는 13만7천킬로와트의 예비출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장기적으로는 76년까지 10년동안 모두 4천4백90억원의 내외자를 투입(송·배전시설포함) 26개발전소(수력6, 화력18, 원자력2)를 건설, 71년에는 그동안의 최대수용증가 1백61만8천킬로와트에 시설용량 2백13만킬로와트를 늘려 54만킬로와트를 남게하고 76년에는 최대수요증가 2백38만9천킬로와트에 시설용량은 2백65만킬로와트를 늘려 69만2천킬로와트를 남아들게 한다는 것이다.

<내자조달이 관건>
그러나 이러한 장기전원개발계획은 수요사정이 어느정도 정확한 것이며 그리고 4천4백90억원의 막대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
내자 2천2백26억원의 조달오 문제지만 외자 8억2천8백45만불(내자 환산2천2백63억원)의 조달에 있어 AID측이 자력투자증진을 종용하고 있음에 비추어 낙관적인 것이 못되고 있다.
어쨌든 장기적인 것은 뒤로 미루더라도 현재 전력 부족사정도 계속되는 가뭄과 결빙기로 더 악화할 전망이 당국이나 수용가들의 마음을 어둡게하고 있는 실정이다.<이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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