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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민 기자의 '남자의 그 물건'] 일체형 PC, 애플 vs 비애플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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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원(All-in-One)’. ‘모든 게 하나로’란 뜻이다. 올인원은 ‘소비자 편의’를 강조하는 상품의 대표적 특징이다. 샴푸와 린스를 하나로 합친 ‘투인원’ 제품이 가장 대중적인 올인원 상품이다. 묽은 로션과 찐득한 영양크림, 세럼 등을 모아 복합 기능을 하게 한 화장품도 올인원이라 불린다. 여러 단계로 나눠 사용해야 하는 제품을 하나로 묶어 한번에 해결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여성용 속옷에는 아예 제품명이 ‘올인원’인 것도 있다. 가슴부터 엉덩이까지 이어진 ‘일체형’ 속옷이어서 브래지어와 팬티가 붙어 있고, 허리를 조여줘 보정 기능까지 더한 상품이다.

이런 올인원 상품에 관심을 두는 소비자는 대개 ‘귀차니스트’다. 번거로운 걸 싫어하는 사람이란 얘기다. 지금까지 개발된 올인원 상품은 대개 ‘귀차니스트’를 위한 상품이었다. 그런데 달라진 트렌드가 읽힌다. 요즘 올인원은 멋을 찾는 소비자를 유혹하는 단어다. 올인원 컴퓨터가 그렇다. 올인원 컴퓨터는 책상 위에 두고 쓰는 ‘데스크톱’이 진화한 형태다. 원래 데스크톱은 모니터·본체·키보드 세 가지로 이뤄진다. 각각은 선으로 연결된다. 여전히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엔 이런 데스크톱PC가 처리속도 등 성능이 좋으면 이에 따라 본체 덩치가 컸다. 화질이 뛰어나고 화면이 넓을라 치면 차지하는 공간이 어마어마했다.

하지만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이런 경향은 바뀌었다. 비슷한 화질, 동일한 성능인데도 모니터는 더 얇아지고, 본체도 갸름해졌다. 대부분의 PC 생산 업체가 여기에만 열중하고 있을 때, 미국의 애플은 다른 도전을 했다. 브라운관 하나에 모든 기능이 들어 있는 텔레비전처럼, 데스크톱 모니터에 본체를 집어 넣어 버렸다. 1998년 첫선을 보인 ‘아이맥(iMac)’이다. 아무리 봐도 본체를 어디 둬야 할지 마땅치 않아 고민이던 소비자, 본체와 모니터를 연결하는 굵은 선이 보기 싫었던 사용자들은 올인원 형태의 아이맥을 갖고 싶어했다. 색상도 기존 컴퓨터와 달랐다. 베이지색이 대부분이던 PC 표면이 아이맥에 이르러선 파랑·노랑 등 색을 입힌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로 바뀌었다. 북미 최대의 애플 컴퓨터 전문잡지 ‘맥월드’는 이를 두고 “오늘날 수많은 컴퓨터가 디자인에 중점을 두고 개발되는 건 아이맥이 세상에 나온 덕분”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뭔가 다른 디자인의 애플의 아이폰이 스마트폰 세상을 본격적으로 개척한 것처럼 아이맥도 그런 예에 해당한다는 얘기다.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한 애플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빠르게 추격당한 것이 최근 1~2년 사이다. 올인원PC 대중화의 선구자라 할 수 있는 애플이 또 한번 도전을 받고 있다. 한국 올인원PC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HP 등이 거세게 추격 중이다. 세계 컴퓨터 시장에서 애플 외 다른 업체들이 올인원 형태 컴퓨터를 내기 시작한 건 애플보다 한참 늦은 2009년께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09년 이후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세계 올인원PC 시장은 내후년께 데스크톱 판매량의 10%를 넘어설 것이라 한다. 올인원PC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다음 주 월요일(6일) JTBC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그물건’에선 ‘올인원PC’를 비교한다. 스마트폰·컨버터블PC에 이은 세 번째 IT 전자기기 비교 실험이다. 국내 올인원PC 시장4대 브랜드인 삼성·LG·애플·HP 제품이 MC들의 ‘돌직구식 비교’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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