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비 저렴한 공기청정기는 LG·삼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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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제품 가격만 보고 공기청정기를 고르면 낭패를 볼 수 있다. 필터교체비 등 연간 유지비가 제품별로 최대 5.9배(43만원)나 차이 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이 비싼 공기청정기라고 그만큼 성능이 우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이 6개 업체 22종의 가정용 공기청정기를 대상으로 주요 성능(표준사용면적·탈취효율·소음)과 연간 유지관리비용을 비교 평가한 결과다.

 소비자원은 표준사용면적에 따라 ▶30㎡ 미만 ▶30㎡ 이상~40㎡ 미만 ▶40㎡ 이상~60㎡ 미만 ▶60㎡ 이상 제품 등 4그룹으로 구분해 평가했다. 렌털전용제품과 단종제품을 제외하고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신고한 모든 제품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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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미만 제품 5개 모델 중에서 가격이 둘째로 비싼 청호나이스(CHA-310BA) 제품(44만3000원)이 연간 유지관리비용이 20만2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표준사용면적은 17.6㎡로 조사 대상 제품 중 가장 작았다. 게다가 실제 사용면적이 표시된 수치보다 낮아 소비자원이 이 사실을 에너지관리공단에 통보했다.

45만원으로 가격이 제일 비싼 교원(KW-A02G1) 제품도 탈취효율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성능이 떨어졌다. 연간 유지관리비용도 18만4000원으로 둘째로 비쌌다. 하지만 표준사용면적은 19.0㎡에 그쳤고 소음도 컸다.

교원 역시 소비전력이 표시된 수치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에너지관리공단에 통보됐다. 반면 LG전자(LA-S066DW) 제품은 가격(25만1000원)이 비싸지 않고 연간 유지·관리비용(3만7000원)도 저렴하면서 표준사용면적(23.7㎡), 탈취효율(양호), 공기정화성능·에너지소비효율등급(2등급) 측면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표준사용면적 30㎡ 이상∼40㎡ 미만 제품 8개 모델 중에서는 삼성전자(AC-375CPAWQ) 제품이 가격(35만9000원)과 연간 유지관리비용(8만8000원)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이 제품은 표준사용면적(38.2㎡), 탈취효율(우수), 에너지소비효율등급(2등급) 측면에서도 우수했다.

반면 청호나이스(CHA-550ZA) 제품은 표준사용면적·탈취효율·소음 등 주요 성능이 ‘보통’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은 3등급으로 낮았다. 하지만 가격은 삼성전자(AC-375CPAWQ) 제품보다 12만원 비쌌으며, 연간 유지관리비용(24만9000원)도 삼성전자 제품보다 세 배 가까이 비쌌다.

 필터교체비용 등 연간 유지관리비용은 제품별로 최대 5.9배(43만4000원)나 차이 났다. 표준사용면적 30㎡ 이상~40㎡ 미만 제품 중 코웨이 제품(APM-1211GH)의 연간 유지비는 52만2000원으로, 같은 급인 삼성전자(AC-375CPAWQ) 제품의 연간 유지비(8만8000원)보다 43만4000원 비쌌다. 코웨이 제품은 소비자가 필터를 직접 구입할 수 없고, 업체 직원을 불러서 필터를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필터교체비용에 공임이 포함돼 있다.

미국산 수입제품인 월풀의 2개 모델은 제품 가격보다 유지비용이 더 비쌌다. 월풀의 ‘APR25530K’ 제품은 30만7000원에 구입할 수 있지만, 연간 유지·관리비용은 38만5000원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에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이 출시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정작 필요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합리적인 구매를 위해서는 적정 용량(표준사용면적)을 가진 제품 중에서 탈취효율·소음·가격 및 유지관리비용 등을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번 가격·품질 비교 정보는 공정거래위원회 ‘스마트컨슈머(www.smartconsumer.go.kr)’ 사이트 내 ‘비교공감’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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