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 실 뽑듯 물어나가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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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망뭍자 「잘 되겠지요」>
○…여·야 전권 대표 회담이 시작된 6일 아침의 세종호텔 주변은 보도진의 물결속에 어수선하고 들뜬 분위기.
상오 10시 5분전 신민당측 윤제술·김의택 양대표가 들어섰고 10분뒤인 10시 50분 께 공화당의 백남억·김진만 양 대표가 「카메라·맨」들의 「플래쉬」 세례를 받으며 웃음띈 얼굴로 악수를 교환-.
태극기가 세워진 「테이블」에 왼쪽으로 김의택 백남억, 오른쪽으로 윤제술 김진만씨가 앉아 얘기를 주고 받았는데, 먼저 김진만 씨가 윤제술씨에게 담배를 권하며 「요즈음에 낚시질을 갔다오셨읍니까?」고 인사말로 말문으로 열었다.
백씨와 나란히 앉은 김의택씨는 협상전망을 캐묻는 기자들에게 「잘 되겠지요. 누에 실을 뽑듯 풀어나가야겠지요」라고.

<「밀서」인 줄 알았더니 담배>
○…한편 전권회담이 열리기 전날인 5일 저녁 김종필 공화당 의장의 비서관으로 지난 30일 김 당의장의 공한 심부름을 한 김진봉 씨가 자그마한 꾸러미를 안고 또 필동의 유진오 신민당수를 방문, 혹시 비서 같은 것이 전달된 게 아닌가 하는 추측들이 떠돌았으나-.
실은 지난 2일 필동에서 유·김 두 사람이 만났을 때 담배 얘기가 나와 「파이프·타바코」를 즐겨하는데도 구하기가 어렵더라는 유 당수의 말을 듣고 김 당의장이 몇통 구해보겠노라는 약속을 해서 이 날의 꾸러미는 그 담배 세 통이라는 것-.

<당선자 구락부를 추진>
○…신민당은 때늦게나마 당선자의 결속을 강화하기 위해 당선자 구락부를 마련할 계획-. 유진호 당수는 지난 10월말 여·야의 막후교섭이 끊어진 뒤 당선자 사이의 여러갈래 「서클」활동이 벌어지고 독자등원을 주장하는 일부 당선자들이 조직화할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하자 당 중진들과 그 대책을 협의했는데, 이 자리에서 유진산 씨는 「그 동안 신민당이 당선자를 푸대접 해왔고 그 때문에 뿔뿔이 흩어져 다니다 보니 서로의 의견이 종합되지 못하고 여러갈래로 갈라지게 된 것 아니겠느냐」고 당사 아닌곳에 따로 사무실을 빌어 당선자 구락부를 만들 것을 의견으로 제시.
유 당수는 돈 때문에 걱정하면서도 전권대표회담마저 실패하면 당선자 결속이 시견에 부딪칠 것을 예견 당장 사무실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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