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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커트」처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고독과 권태에 짓눌린 현대인의 의식세계를 극히 감각적인 수법으로 파헤친 가작문예영화. 김승주 원자, 각색인 「무진기행」을 김수용 감독이 연출했다.
「스토리」는 서울의 한 제약회사 중역인 신성일이 무진(가공의 도시)이란 시골로 휴양갔다가 그곳 여교사 윤정희와 우발적인 정사를 벌인다는 줄거리지만, 그 속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주인공의 끝없는 대화가 전개된다.
연출자는 이 의식의 대화를 재치있는 「커트」와 「오버랩」으로 처리하는 한편 매미 울음소리, 풍금소리, 군가 등 청각에도 의존, 효과를 거두고 있다.
특히 전편에 나타나는 안개장면은 다소 조작적이란 느낌을 주면서도 주제가(이봉조 작곡)와 함께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고 있다. 흑백 「시네스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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