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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 바로 알기] 임신 초기 엽산 섭취 늘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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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우리 몸에서 자체 합성되지 않으므로 매일 식사를 통해 공급받아야 하는 비타민. 그러나 지금까지 어떤 식품에 어떤 비타민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잘 알지 못했다.

건강상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요 비타민만 해도 13종에 달하나 국내에서 식품별 함량이 조사된 것은 비타민A.B1(티아민).B2(리보플라빈).C.나이아신 등 5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비타민 식품 새 조사=보건복지부의 의뢰를 받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우리가 즐겨먹는 식품에 4종의 비타민(비타민B6.D.E.엽산)이 각각 얼마나 들어 있나를 추가 조사해 발표했다.

보건산업진흥원 김복희 책임연구원은 "비타민D는 참치통조림.멸치.조기 등에 많았다"며 "이 비타민은 칼슘의 흡수.이용, 뼈의 석회화 등에 관여한다"고 말했다.

또 대표적인 항산화(抗酸化)제로 피부와 세포의 노화를 늦춰주는 비타민E는 참기름.콩기름.옥수수기름 등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춧가루에도 상당량 들어 있었다.

비타민B6(피리독신)와 엽산은 마른 김, 쇠고기.돼지고기의 간에 특히 많이 든 것으로 조사됐다. 엽산은 최근 10년간 건강과 관련해 가장 주목을 받은 비타민. 1998년부터 미국.캐나다에선 모든 주식에 엽산의 첨가를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송윤미 교수는 "엽산은 신경세포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특히 임신 초기 한달 내에 태아의 뇌신경과 척추신경이 완성되는데 이 기간에 엽산이 결핍되면 아이의 뇌가 기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타민A.리보플라빈 권장량보다 덜 먹어=농촌진흥청 농촌생활연구소 최정숙 연구사는 "우리 국민은 비타민A.리보플라빈을 권장량보다 약간 덜 섭취하나 티아민.나이아신.비타민C의 섭취량은 권장량을 크게 웃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국민의 비타민A 섭취량은 권장량(성인 남성 7백RE)의 96%(5백68RE) 수준. 리보플라빈 하루 섭취량은 권장량(1.5㎎)보다 조금 낮은 1㎎ 수준. 이 비타민은 계란.우유.라면 등을 먹으면 보충된다.

농촌생활연구소의 조사 결과 티아민은 쌀.돼지고기.라면.귤, 나이아신은 쌀.돼지고기.쇠고기, 비타민C는 과일.배추김치 등에 풍부했다.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식사를 잘 하는 건강한 사람은 비타민제를 따로 복용할 필요가 없다.

한림대 성심병원 윤종률 교수는 "불규칙한 식사.편식을 하거나 과다한 음주.흡연.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은 비타민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며 "흡연자는 섭취한 비타민C의 절반 가량을 잃게 된다"고 조언했다.

하루 한 알의 복합 비타민제는 과용의 문제가 없다. 다만 특정 비타민 제제를 과용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 몸에 쌓이는 지용성 비타민(A.D.E.K)제를 과다 복용하면 독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상당한 주의가 요구된다(비타민정보센터 윤연정 과장).

비타민A(레티놀)는 의사의 처방없이 하루에 3천RE 이상을 섭취해서는 안된다. 어린이가 성인용 종합 비타민제를 장복하면 비타민A가 축적돼 뇌.간의 손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또 비타민D를 하루 5만IU 이상 복용하면 신장 결석.식욕 감퇴.허약.변비 등의 잠재적 위험에 놓이게 된다.

비타민B군 복합약을 과량 복용하면 화끈거림.가려움증.손발 저림 등이 간혹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은 없어진다.

최근 비만.우울증.손발 저림.월경 전 증후군 등에 널리 쓰이는 비타민B6도 과용할 경우 신경이 손상되거나 손발이 저릴 수 있다. 하루 1백㎎ 이상은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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