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즐거운 부자 기자-「헤럴드·트리뷴」지서 3쌍 활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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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파리」에 본부를 두고있는 「헤럴드·트리뷴」지 국제 판에는 세 쌍의 부자기자들이 맹활약을 하고있다. 이들은 「레스튼」부자, 「프렌들리」부자, 그리고 「스미드」부자인데 부자간에 모두 전혀 다른 지역과 분야에서 뛰고있기 때문에 서로 도움을 줄 입장에도 서 있지 않으며 기자로서는 오히려 서로 경쟁장대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국제문제 평론가로서 각광을 받고있는 「제임즈·레스튼」의 아들 「리처드·레스튼」은『아버지와 같은 신문사에 근무한다는 것은 퍽 재미있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1주일 세 번 기사를 실리기 때문에 내가 아버지를 물리칠 수 있는 기회는 1주일에 나흘이나 되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부자간의 경쟁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프렌들리」기자는 아버지인「알·프렌들리」기자에 대해『그는 나보다 더 우아한 문장을 구사하지만 나는 사건의 색채분별에 있어서 그보다 예민하다』고 자부하고있다.
아버지 기자들도 자기들이 아들기자들의 문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하고있다. 「스미드」기자는 『「데리」(아들)가 처음기사를 쓸 때 나는 그 기사 중에 사용한 중요단어를 지적하면서 하필이면 그런 단어를 썼느냐고 따지기도 했지만 그런 질문은 그를 불쾌하게 만들 것 같아서 그만두었다』고 아버지 기자의 고충을 말했다.
「프렌들리」부자는 65년 「터키」선거전을 함께 취재했는데 이들은 서로 의논한 것도 아닌데 다같이 이 선거에서 좌익계가 압승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내다보았었다.
그러나 선거결과는 보수파의 역승으로 끝나 부자의 판단이 모두 틀린 적도 있었다.
또 한번은 같은 판에 나가는 두 부자의 기사가 이름이 바뀐 채로 인쇄되어 그 당시 「이스라엘」에 있던 아버지의 기사에는 아들의 이름이「나이지리아」에 특파되었던 아들의 기사에는 아버지의 이름이 박혀 나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개의 경우 이들 부자기자들은 서로 수천 킬로 떨어진 지방을 돌아다니면서 취재하기에 바빠 서로 부자간의 정을 나눌 기회는 극히 적다. 그리고 직업이 직업이니 만치 혈육관계를 완전히 떠나서 서로가 각각 일선 신문기자로서의 자격으로 경쟁해야 되는 것이다. <타임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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