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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친절한 동국대 … 학생 모니터링의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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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교직원들의 학사행정 서비스에 대한 대학생 전체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86점이었다. 전체 11개 부문 중 등록금(53.93점), 장학금·복지 혜택 부문(57.80점) 등 대학재정과 직결된 부문들을 제외하면 만족도가 가장 낮았다. 학생들은 교직원의 친절도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면접조사원들이 만난 3000명의 학생 중 ‘교직원이 친절하다’고 답한 이들은 51.5%에 그쳤다. ‘학생과의 의사소통이 원활하다’고 답한 학생들은 45.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영어로 된 재학증명서를 뗐는데, 제 이름이 아닌 엉뚱한 이름이 찍혀 나왔어요. 학사지원부에 이유를 물어보니 ‘이건 학생 책임’이라며 담당 직원이 화를 내는 거예요. 입학 당시 제가 영문 이름을 그렇게 적어냈을 거라면서요.”

 고려대 생명과학대 4학년 김모씨가 경험한 사례다. 고려대는 학사행정 서비스 만족도가 51.38점으로 이 부문 점수가 30개 대학 중 하위권이었다.

 “2년을 휴학하고 복학했더니 수강신청 방법이 많이 바뀌었더라고요. 과사무실에 가서 물어보니 ‘수강 신청도 못 하느냐’고 핀잔을 줬어요. 다른 학생에게 물어보라고 해서 과사무실에서 30분을 기다렸어요.”(경북대 08학번 김모씨)

 학생들은 교직원들이 규정대로 공식 업무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는 불만도 토로했다. 대부분의 대학이 점심시간에는 학생 대상 업무를 보지 않는 것도 불만의 대상이었다. 연세대는 학과 사무실의 점심시간이 대부분 1시간30분이어서 대개 한 시간인 타 대학들보다 길었다. 연세대·경북대는 이 부문 순위가 하위권에 머물렀다.

기숙사 들어가려면 과 1, 2등은 돼야

 상대적으로 행정 서비스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 대학들은 직원 서비스 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교직원 친절도 3위를 한 동국대는 학생 20명으로 교직원 서비스 모니터링단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이들 학생은 사전교육을 받고 학교 20개 전 부서를 방문해 서비스를 평가한다. 평가 결과는 총장에게 보고되고, 교직원 성과평가에 반영된다. 교수·직원·학생 2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와 외부 업체를 통한 전화 친절도 조사도 매년 하고 있다. 이 지표 4위인 성균관대는 2009년부터 ‘벨소리 3회 이내에 전화 받기’ ‘인사말과 함께 소속·이름 밝히기’ ‘전화받는 사람이 책임지기’ 등의 내용이 담긴 전화 응대 매뉴얼을 만들어 직원들에게 교육한다.

 장학금·복지 부문에선 특히 기숙사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 수도권 소재 대학의 경우 ‘만족한다’는 응답은 26.3%밖에 안 됐다. 지방 소재 대학들에선 54.2%였다. ‘대학알리미(www.academyinfo.go.kr)’에 따르면 이번 조사 대상 대학 중 서울 소재 사립대 16곳의 지난해 기숙사 수용률은 12.6%밖에 안 됐다. 이 중 한양대(6.3%)는 광운대(1.7%)·홍익대(4.2%)에 이어 가장 낮았다. 한양대 자연대의 한 4학년 학생은 “인원이 적은 학과는 성적이 과 전체에서 1, 2등은 돼야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다”며 “경쟁률이 특히 높은 여학생기숙사는 학점이 만점(4.5점)에 가까워도 못 들어가곤 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최근 장학금을 늘리고 기숙사를 확충한 대학들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 부문 5위에 오른 전남대는 장학금 지급액이 지난해 573억원으로 2008년(279억원)보다 두 배로 늘었다. 이 학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20.1%였다.

서강대, 일주일 2만원에 알짜 취업캠프

 취업 지원 부문의 학생 만족도는 사립대가 국공립대보다 높았다. 이 부문 만족도 3위인 서강대는 학생들에게 지난 1월 일주일짜리 취업 캠프를 제공했다. 2박3일은 합숙했고 나머지 기간은 학교에서 진행했다. 학생당 참가 비용은 2만원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이 대학 경제학과 4학년 강재연(24)씨는 “발표·토론 등 면접에 필요한 역량을 익히고 내 개인 적성에 맞는 직업에 대한 정보도 얻었다”며 “학교가 희망 직종이 비슷한 학생들을 모아 스터디 그룹을 짜줘 취업 준비에 보탬이 됐다”고 말했다. 이 부문 5위를 한 이화여대 영문학과 4학년 김현주(22)씨는 “대학 경력개발센터에서 국문·영문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모의 면접도 할 기회를 줘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평가팀=천인성(팀장)·성시윤·윤석만·이한길 기자, 취재 참여=강윤희(서울대 노어노문3), 안성희(고려대 역사교육4), 전예지(서강대 경제4), 진보미(숙명여대 정보방송4), 황성호(연세대 행정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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