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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에서「이슈」로|뉴요크영화제 새전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최근「뉴요크」시「링컨.센터」에서 열린 제5차「뉴요크」영화제에는 세계각국으로부터 보내온 78개의 작품들이 11일동안 시사되었다. 유수한 각국영화인들이 모여 영화의 예술성 개척에 관한 진지한 토론회를 가질 기회까지 마련한 이번영화제는 출품된 작품들이 한결같이 미학적기준을 접어치우고 사건과「이슈」중심으로 엮어져 있다는 특성을 뚜렷이 나타냈다.
소재면에서 볼 때 출품된 작품들은「월남문제」,「인종문제」그리고 광증의 세「카테고리」로 분류할수있는데 이와같은 구분은 방금 월남의 한촌락에「네이판」탄을 퍼붓고 돌아서면서『야!굉장하구나. 저 불타는 마을을 보라! 저놈들이 뛰는 꼴을 좀봐!』라고 희열에 찬 미국조종사의 모습을 화면에서 발견할 때 없어져 버린다.
그것은 이미 월남전이라는「이슈」의 범위를 넘어서 광증과 통해버리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제는 사실에 굉장한 회의를 갖고서 현실을 파악하려는 영화「저널리즘」의「앤돌러지」와 같은 것이다.
「리얼리즘」은 하나의 강박관념 처럼 영화제 전반의 분위기를 압도했다. 기록영화의 거성「돈벤.베이커」씨는 한 토론회 석상에서『나는 영화를 통해서 체험을 재연하고 싶다. 그것이 정확하고 안하고는 별문제가 되지 않을것으로 본다』고 말하면서「카메라」가『촬영을 하기 때문에 피사체의「리얼리즘」을 헤친다고 해도 그건 할수없는것』이라고 주장했고 「알란.킹」감독은『영화제작의 목적은 특정체험의 뜻을 나스스로가 발견하는것』이라고 말함으로써 연기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표명했다. 그결과 그는 세계는 너무방대하고 복잡해서 아무도「리얼」하게 파악할수없다는 역설적결론으로 끝나버렸다.
이번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속에는 마치 혼란속에 깊이 빠져들어간 세계를 고발하듯 통증을 주는 장면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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