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대는 아시아 영화제|일서 자폭론제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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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 동경에서 열렸던 제14회「아시아」영화제는 앞으로의 그존속여부에 대한 짙은 회의를 남긴채 3일 폐막되었다. 그러나 일본내의「매스콤」은 물론, 일반의 관심권 밖에서 거행된 이번영화제는 해마다 꼬리표처럼 따르는 상의 안배설과 함께 외원국상호간의 불협화.일본의 국제영화제발의 등으로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다. 「아시아」영화제는 우수영화를 가려내는 시상주의에 있는게 아니라,「아시아」각국의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임으로써 서로의 친목을 도모하고「필름」의 견본시를 이룩할셈이었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회원국의 참여가 시들해지고 최근엔 연맹이사회에서 결의한 주최국이 영화제개최를 회피하는 경향마저 있었다.
이미 구미수준에 육박하고 있는 일본으로서는 이런점이 불만이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A급영화는 구미영화제에 출품시키고 동남아의 시장성에 알맞는 B급 영화만「아시아」영화제에 내어 놓고 있다. 여기에 3년후 대판에서 열릴「엑스포70」은 일본영화계를 크게 자극, 국제성을 띤 영화제개최를 서두르게 되었고, 이계획은 거의 실현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본은「아시아」영화제를 발전적으로 해소시키자는 자폭론을 들고나왔으나 이번 이사회에서 딴회원국의 반대에 부닥쳤다. 특히 한국과 같이 정책적으로 해외영화제출품자과 그리고 수상작에 각각싯가3,4백만원상당의 「쿼터」를 주는 경우, 영화제작에 미치는 타격은 큰 것이다. 마침 다음개최국 제1후보지로 한국을 지목하고 있느니만큼 이축제는 당분간 명맥은 유지될 것이다.
그러나 이영화제가 근본적으로 방향을 바꾸고 권위를 회북하지 않는한, 그리고 일본의 보다 큰성의가 없는한 70년을 고비로 존폐가 결정될것이 틀림없다.<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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