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적지론 대두로 혼선|석유화학공업 입지 다툼 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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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울산지역으로 잠정 결정된 석유화학공업입지의 경인지구 이동론이 제기되어 1년 이상을 끌어온 석유화학공업건설계획이 마지막 단계에서 큰 혼선을 빚어내고 있다. 이번 입지변경론은 용수 및 수송능력 면에서 울산지역이 공업단지로서 한계점에 달했다는 건설부측 조사결과로 발단된 것이다.
박충훈 상공부장관과 건설부 당국자는 그래도 석유화학공업만은 이미 울산공업지구 조성 계획에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입지변경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본다면 입지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도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또한 찬반양측이 모두 기존 13개 공장과 1단계 석유화학공장만으로 울산지역은 이미 70연도의 수용능력까지 소진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벌써부터 구체화하고 있는 이들 공장의 확장계획과 관련하여 이 기회에 석유화학공업 입지를 변경하자는 논의가 활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입지문제는 울산-울산정유·「걸프·오일」, 경인지구-한국화성·「유니언·오일」로 얽혀 석유화학공업의 핵심이 되는 「나프타」분해시설의 실수요자로 어느 쪽이 선정되느냐와도 깊은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당국으로서도 쉽사리 단안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주요공장의 입지를 선정할 때마다 되풀이되는 이러한 혼선은 결국 관계당국이 장기적 관점에서 사전에 입지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소홀히 하고 경제외적 요인이 선정조건으로 크게 작용하는데 기인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공업의 경우 1년 전에 계획이 공표 되었는데 지금 수용능력이 문제된 것은 관련회사들의 「나프타」시설 쟁탈과 관련된 것이라는 데서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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