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동딸 흑인과의 결혼 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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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뉴요크·타임즈」지는 「러스크」미 국무장관은 자기 딸이 흑인청년과 결혼했기 때문에 사의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유는 행정부의 고위정책수립자인 자기가 흑인 사위를 맞아들임으로써 극단적 인공차별을 주장하는 극우파와 남부유권자들의 지지를 잃어버림으로써 「존슨」대통령의 정치생명을 위협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존슨」대통령은 이것을 하나의 통례적인 예의로 생각할 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월남전의 교착상태를 벗어나야 하는 중대한 고비를 맞아 이 정도의 우려로「러스크」장관의 사임이 실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극우파의 위협 같은 것은 그의 사의가 이러한 이유로 받아들여지는 경우 흑인 유권자와 민권운동 지지자들이 보일 반발을 감안할 때 아무 것도 아니다.
여하튼 이번 물의는 민권운동을 원칙적인 차원에서만 다루어온 백인 지도자들이 실제문제에 부딪칠 때 그 문제가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그로 인한 충격과 파문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실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고 하겠다. <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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