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곡수매계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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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3남 지방을 엄습한 70년내의 한재로 금년의 추곡수확은 계획에 훨씬 미달할 것이 예상된다. 이재농가의 구호가 긴급히 요청되는 동시에 더욱더 면밀한 양곡정책을 성공리에 수립 집행함으로써 금후1년간 원활한 양곡의 수급과 적정곡가의 유지가 긴요하게 되었다.
농산물통계의 현실화이래 오히려 수급계획에 차질을 초래하여 곡가 파동을 경험하는가 하면 잉여농산물 도입 외에도 외곡을 긴급 도입하여 막대한 외화를 낭비하여왔음에 비추어 정부도 금년산 추곡매입량은 대폭적으로 늘릴 계획을 추진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원래 농림부안은 4백60만섬을 매입할 것을 계획하였던 것인데 기획원 다음으로는 공화당과의 협의를 거듭하는 가운데 4백20만섬, 4백만섬으로 감축되어 일단 정부·여당의 최종안이 확정된 것으로 보 도 되었다. 이에 대하여 「유솜」측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2백50만섬의 작년수준으로 더욱 축소할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된다.
첫째는 4백만섬 이상의 매입량을 확보하기 위하여는 기정량지예산 외에 95억원의 한은 차입이 필요하므로 재정안정계획을 위협할 것이라는 것이다. 둘째로는 4백만섬 이상의 매입계획은 금년도산 추곡수확2천9백만섬을 기초로 한 것인데 1백30만섬 또는 그 이상의 감수가 예상되므로 이에 따라 매입량도 축소하여야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젯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4백만섬 수준은 기어코 확보하여야 할 것이다. 한해로 인한 감수가 예상되나 수확예상 기대량은 예년에 비하여 적은 것이 아니며 감수를 예상하는 일반적 심리가 매점매석기운을 조성하여 내년에 곡가 파동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부보유곡가 조정양곡을 충분히 비축함으로써 불안한 심리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재정안정계획과의 장치문제에 대하여서는 양곡매입을 위한 포화증발은 단기성 자금인만큼 활용여하에 따라서는 「인플레」효과를 압축할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가령 재정안정계획선이 불가침적인 존재라고 하면 다른 지출요인을 삭감하는 한이 있더라도 4백만섬의 매입량은 기어코 확보함으로써 가장 우선적으로 원활한 양곡수급과 곡가 안정에 주력하여야 한다.
매입가격 3천5백38원은 작년도 매입가격의 7%인상에 불과하며 농가의 생산비 보상에도 미급한 형편이므로 생산의욕을 북돋워 장기적인 증산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에 의문이 있다. 정부 발표에 의하면 이것이 최저선이라고 하는 만큼 확정가격은 얼마가 될 것인지 극히 주목된다.
매년 매입량과 그 가격에 관한 꼭 같은 문제가 논란되고 결국 여타부문에서 밀려온 주름의 처리장화하여 그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강구되지 않는데 이는 이해하기 곤란하다. 근거하기 힘든 증산실속통계나 증산계획의 발표만을 능사로 삼을 것이 아니라 증산을 뒷받침할 가격정책과 자금계획 그리고 유통과정의 정비를 서두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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