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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진의 체질 개선|해외공관장 이동언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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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는 지난16일 국무회의에서 외무차관과 미. 일. 영. 서독을 포함한 12개 해외공관장을 대폭이동, 발령키로 의결했다. 우리나라의 해외 상설 대사관수는 모두 29개. 이번 같은 12개국대사의 대규모 이동은 정부수립 후 최초이며, 대통령 선건 후 새로운 대통령에게 신임을 묻는다는 일반적 의미의 이동과는 그 성격을 약간 달리하고 있다. 한마디로 「적극적인 대중립국외교, 경제외교의 강화, 다변 외교를 통한 국력신장」등으로 요약되는 박 대통령의 외교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외교진의 일대 체질개선으로 평가되고 있다. 5.16혁명 후 예편장성의 「위자보직」같은 기용으로 빚어진 우리 외교진의 타성적인 약체화는 실리외교의 효과적 수행에 「브레이크」작용을 해왔다는게 중론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번 이동은 실리 외교추진을 위한 자체정비라는 의의외에도 외교관 인사정책이 과거의 무원칙에서 능력본위의 합리적 정책으로 전화하고있으며 직업외교관 우선원칙을 실현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고도【박석종·김동호기자】
◇진필식 외무차관 김영주 주독, 윤석헌 주「말레이지아」대사와 함께 줄곧 외무부에서만 19년간을 살아온 전형적인 직업외교관으로 이른바 외무부의 「3대사전」중의 한사람. 48년 서울대문리대를 졸업하자 곧 외무부 주사로부터 출발, 그동안 「로스앤젤레스」영사, 외무부아주과장, 주일대표부참사관, 외무부통상국장, 정무국장, 주「제네바」공사, 주「칠레」대사 등을 차례로 거쳤다. 그이 이번 차관전임은 평소 교분이 두터운 공화당의 실력자 K의원의 힘이 컷다고. 충남 연기출신. 43세.
◇김동조(미국) 14년을 끌어온 한.일회담을 매듭짓는데 전위역을 맡았고 초대 주일대사를 1년8개월(대표부시절부터 통산하면 3년)동안 지낸 일본통. 경성고상. 일본구주제대를 거쳐 고문행정과에 합격한 뒤 체신부장관비서실장을 거쳐 51년 외무부정무국장으로 전임. 당시 이 대통령이 선포한 「인접해양에 관한 대통령의 주권선언」,이른바 평화선 선언의 주무국장. 그 후 조정환 장관밑에서 외무차관., 5.16후에는 한국무역진흥공사 총재를 거쳐 64년10월 한.일회담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주일대표부대사에 피임, 한.일회담 수석대표로서 일했었다. 뚱뚱한 편에 서글서글한 성격인 그는 박력이 있고 실무에 밝은 중진외교관. 부산출신.49세
◇엄민영(일본)당초 지난 7월20일 대사이동대상에서 제외되었던 김동조 전 주일대사가 미국으로 전임되고 후임에 엄씨가 내정되었음이 뒤늦게 밝혀지자 외교가가 한때 「의외의 거물급」이라는 데서 약간의 충격을 받긴 했으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는 없다. 내무장관 재임 때 정치「테러」사건, 6.8총선부정사건 등으로 화려하면서도 파란 많은 길을 걸어왔지만 대구고보(현 경북중학) 동기동창인 김성곤 백남억씨 등 공화당중진과의 교분이 큰 지주. 일본구주대 재학중에 고문행정과에 합격, 20대로 군수를 지낸 법학도로서 늦게 미국의 「노드웨스턴」대학을 마친 뒤 경희대 법대학장을 지내는 등 강단에선 일도 있다. 독서와 「골프」가 취미. 경북경산출신,52세
◇배의환(영국) 미 「뉴요크」대 상과대학원을 졸업한 후 약8년간 미국정부기관에서 근무했고 50년부터 10년간 「하와이」주 「호놀룰루」 한인상공회의소 회두로 있다가 60년 민주당정권 때 고 장면박사가 발탁, 한은총재를 지낸 적이 있는 경제통. 61년부터 한.일회담수석대표, 3대 주일대표부 대사등으로 한.일회담 추진에 관여했으며 64년 김동조 전 주일대사에게「바통」을 넘기고 「아르헨티나」대사로 전임하여 지금까지 3년간근무 신중하고 조용한 외교관이라는게 그에 대한 외교계의 평. 경남김해출신,63세
◇김영주(서독) 17년간을 외무부에서 잔뼈가 굵은 이른바 직업외교관의 표본 같은 존재. 60년부터 65년 차관으로 들어 앉기전까지 5년 동안 주「프랑스」참사관, 주영공사, 주독공사,주「우간다」공사 등 주로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근무, 외무부에서 구아통으로 손꼽히고 있다. 동백림을 거점으로 한 북괴간첩사건으로 소원해진 한.독관계를 호전시키는데 그의 외교수완이 기대된다. 서울출신.44세
◇유재흥(이태리) 예비역 육군중장. 60년 민주당정권 때 합동참모본부의장 때 예편되면서 그 해 9월 주태 대사로 발탁, 63년 주「스웨덴」대사. 이번에 주이태리 대사로가는 등 줄곧 해외공관 대사직을 맡아온 행운아. 일본육사졸, 육군참모차장, 1군사령관, 합참의장 등의 군력을 갖고있는데 이러한 그의 군력과 혁명주체세력과의 교분 때문에 5.16후 지금까지 해외공관의 대사직을 누리고 있는 이유일거라는게 외교가의 관측. 본적 충남공주, 일본명 고옥태생,46세
◇윤석헌(필리핀) 외무부에서 잔뼈를 키운 「베테랑」직업외교관. 그러면서도 해외공관의 대사직을 맡기로는 이번이 처음. 서울대문리대정치학과졸. 54년 외무부에 들어가 그동안 주미대사관1등서기관, 외무부방교국장, 정무국장, 주서독대사관참사관, 초대「카이로」총영사를 지냈고 주미공사, 본부특기대사로 있다가 주비대사가 되기까지 외교연구원장으로 있었다. 경기한성출신, 45세.
◇갈홍기(말레이지아) 48년 외무부비서실장으로 출발, 주일대표부참사관을 지냈으며 그 후 외무차관, 한·일회담대표등을 역임, 외무부로서는 대선배. 연희전문을 나와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고 54년 자유당 정권의 초대공보실장을 역임. 그동안 인천에 동명학원들 설립, 육영사업에 전념 하다가 정일권 총리의 천거로 기용되었다고. 경기화성출신, 61세.
◇유양수(오스트리아) 63년 주「필리핀」대사로 임명된 후 약4년간을 줄곧 「필리핀」에 근무해온 예비역 육군소장. 41년 광주서중을 졸업한 뒤 군에 입대, 53년 제1군정보처장을 거쳐 55년에는 미국의 참모학교를 나왔다. 57년에 주미대사관부무관을 지낸 그는 5.16혁명 때 최고회의 외교국방위원장으로 발탁된 뒤 민정이양에 즈음하여 외교관으로 전향. 광주출신,44세
◇강문봉(스웨덴) 국군창설자의 한사람인 예비역 육군중장. 처음으로 외교계에 발을 디딘 강 대사는 6대 국회외무위원을 지내면서 착실히 외교를 연구한 것으로 알려진 학구파. 2군사령관 재직시 김창용 중장 살해사건에 연루, 3년반동안 옥고를 치럿으나 61년 예편 후 미국「조지·워싱턴」대학에서 1년동안 국제정치학을 연구한 뒤 6대 전국구의원(민정당)으로 당선. 65년 한.일협정 비준 후는 반대에서 지지로 태로를 돌변, 민중당에서 제명되어 한때 외유에 나서기도. 함북출신,44세.
◇최경록(멕시코) 민주당정권 때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예비역육군중장. 당시 미군수국장「파머」 대장의 한국군내외 하극상 현상에 관한 발언이 내정간섭이라 하여 이에 대한 반역성명발표여부로 민주당정권과 의견이 맞지 않아 사표를 낸 강직파. 61년 5.16혁명 후 미 국방성장학금으로 도미「조지·워싱턴」대학서 약4년간 국제정치학을 전공하고 귀국, 지금까지 재야에서 지냈다. 그의 이번 대사직 발탁에는 청와대의 「백·업」이 작용했다는 후문. 충북음성출신,47세
◇윤주영(칠레) 학계.언론계. 정당. 정부에서 중요 「포스트」를 거치고 이번에 주「칠레」대사로서 외교 초년생이 된 그는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 고대대학원정치학과수료(54년),중앙대부교수, 조선일보편집국장, 공화당초대선전부장, 공화당총재비서실장, 공화당사무차장(64년)을 거쳐 65년 장관직을 사임, 지난번 6.8총선 때 영등포 갑구에서 출마했으나 유진산씨에게 패배, 원내진출이 좌절됐다. 경기장서출신,39세
◇김동성(아르헨티나) 63년 최두선 내각의 공보부장관을 지낸바있는 영문학자이자 「피아니스트」.대사로 기용되기전까지는 한국정경연구소의 총무이사로 있으면서 명지대 교수, 대한중석 고문 등을 역임.49년 서울대사대영문과를 졸업한 뒤 약3년간 서울고등학교 영어교사를 지냈다. 충북청원출신,42세
◇남 철(주유엔공사) 해사 1기생인 예비역 해군소장. 5.16군사혁명 후 국방부 군수차관보를 거쳐 군사정전위의 한국수석대표와 국방대학원부원장으로 있었다. 45년 함북 청진사범학교를 나온 후 46년 해군에 입대, 20여년간에 걸쳐 함대 훈련단사령관, PF63함장 등을 역임,57년에는 주미대사관부해군무관으로 약3년간 근무한 바 있다. 함북청진출신,44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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