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식가 축제 총괄하는 피터 크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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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크닙(58·사진)은 ‘세계 미식가 축제(WGS)’를 총괄하는 피터크닙홀딩스사의 대표다. 독일 베를린에서 셰프로 데뷔했다. 7년여 전부터 WGS를 총괄하며 싱가포르의 유명 인사가 됐다. 20일 그를 만났다.

-축제가 시작된 지 17년이 지났다. 얼마나 변했나.

“17년 전 서울의 모습과 지금 서울의 모습처럼 변했다. 스케일도 커졌다. 6일짜리로 시작한 행사가 5년 전 3주로 늘었다. 질이 떨어지는 것 같아 이듬해에 10일 안팎 행사로 다시 줄였다.”

-스케일이 커졌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인가.

“40~50개 정도의 파트너 기업이 있고 매일 500명 정도가 축제에 참가한다. 우리는 사람이 많이 참가하는 푸드 페스티벌을 지향하지 않는다. 고급 컨셉트로 계속 나갈 거다. 싱가포르 당국에서도 부자들을 끌어오기 위해 올해부터 센토사 섬에서 세계 요트 박람회를 열었다.”

-싱가포르를 택한 이유는.

“싱가포르는 인프라도 좋지만 위치도 훌륭하다. 싱가포르 관광청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준다. 도쿄와 서울에도 축제를 열자고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지금 서울에 미식가 축제가 있는 걸로 안다. 선도적으로 할 수 있었는데, 결국 모방하게 된 것 아닌가.”

-라이벌이라 할 만한 도시는 없나.

“브라질 상파울루나 호주 멜버른 등 전 세계 5개 정도 도시에서 괜찮은 음식 축제를 하고 있지만 딱 집어서 라이벌이라 할 만한 도시는 없다. 홍콩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와인 축제는 오히려 WGS와 함께 발전하고 있다.”

-한국인 셰프들이 안 보인다.

“이유를 모르겠다. WGS에 한국인 셰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면 좋겠다. 여기 참가하는 셰프들의 수준은 세계 정상급이다. 교류도 할 수 있고 정보 공유도 된다.”

크닙 대표는 “K팝과 드라마에 열광하는 것처럼 한국의 쇠고기와 돼지고기도 정말 맛있다”며 “보여줄 게 많은 나라이니 멋지게 포장해 세계인들에게 보여주면 된다. 터널 반대편에 서서 사랑하는 여인에게 아무리 구애해 봤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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