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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번쩍 붉은 능선, 힘이 불끈 한약 골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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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비슬산은 우리나라 최대 참꽃(진달래) 군락지다. 봄이면 정상 100만㎡(약 30만 평)에 참꽃이 활짝 피어 산을 붉게 물들인다. 지난해 5월 참꽃 군락지 모습(사진 왼쪽). [사진 대구 달성군], 지난해 5월 대구시 중구 남성로 약령시(약전골목)에서 열린 약령시한방문화축제. 방문객들이 약전골목에 설치된 약초터널을 지나며 한약재 냄새를 맡고 있다(사진 오른쪽). [중앙포토]

비슬산(해발 1084m)은 대구시 달성군과 경북 청도군의 경계를 이룬다. 높고 산세도 험하다. 이곳에는 관광자원이 많다. 바위가 강처럼 흘러내리는 형상을 한 암괴류(천연기념물 제435호), 참꽃(진달래) 군락지, 『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이 머물렀던 대견사가 대표적이다. 특히 100만㎡에 이르는 참꽃 군락지는 전국 최대를 자랑한다. 중구 남성로에는 약령시(약전골목)가 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한약재 시장이다.

 두 곳에서 잇따라 축제가 열린다. 매년 이어지는 봄철 대구의 간판 축제다. 대구의 독특한 관광자원을 이용해 관광객을 불러들이겠다는 것이다. 비슬산 참꽃문화제는 5월 1일부터 8일까지,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는 8일부터 12일까지다.

 ◆분홍빛으로 물드는 비슬산=해마다 4월 말께면 비슬산은 참꽃으로 뒤덮인다. 산 정상 100만㎡(약 30만 평)의 참꽃 군락지는 참꽃 밭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다. 이맘때면 사진가가 전국에서 앞다퉈 비슬산을 찾는다. 참꽃은 먹을 수 있는 꽃이란 뜻이다. 옛날 먹거리가 없던 시절 꽃을 따 허기를 채우곤 했다. 반면에 철쭉은 개꽃이다. 참꽃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먹을 수 없어 붙여진 이름이다. 축제를 준비하는 달성군은 매년 참꽃 피는 시기를 놓고 고민한다. 3월 초에 축제일을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축제 기간은 이전 5년간 참꽃 개화 시기를 분석해 결정한다. 매년 4월 20일에서 말 사이에 꽃이 핀다. 활짝 피는 기간은 10일 정도다. 달성군 서성용 관광진흥담당은 “이달 들어 저온현상이 지속돼 축제 기간과 개화기를 맞출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축제의 주무대는 비슬산 자연휴양림 관리사무소 옆이다. 산신제, 2013명분 참꽃 비빔밥 만들기, 참꽃분재전시회, 특산물 경매 등 행사가 이어진다.

코레일은 축제 기간 ‘비슬산참꽃열차’를 운행한다. 개막일인 1일과 토·일요일(4~5일)엔 국립대구과학관에서 축제장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053-715-1282.

 ◆한약 내음 가득한 약령시=도심인 중구 남성로에는 한의원·한약방·인삼사 등 200여 한약 관련업소가 늘어서 있다. 길을 걸으면 특유의 한약 향이 은은하게 피어오른다. 1658년(조선 효종 9년) 개장한 이후 전국의 한약재상과 의원이 몰려 성시를 이뤘다. 대구시는 1978년부터 이를 주제로 한 축제를 열고 있다.

약령시축제는 8일 오후 2시 개막한다. 시민의 건강과 안녕을 비는 고유제, 약령시의 개막을 알리는 임금의 어지 전달과 개시 선포 순으로 진행된다. 축제의 주제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이다. 올해로 동의보감 간행(1613년) 400년을 맞기 때문이다. 첫날 오후 6시 약전골목 한의약박물관 마당에서 ‘동의보감 진서의’ 재현 행사가 열린다. 왕명을 받아 완성한 책을 임금에게 바치는 의식(進書儀)을 고증을 통해 재현한다. 대구시 소부영 한방바이오담당은 “우리 전통의학의 우수성을 이해하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체질 감별, 약선음식 체험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053-661-3324.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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