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대결만은 피하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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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나는 아무 말 않겠다">
○…기획위원인선을 둘러싸고 일어난 신민당의 인사파동은 표면상으로는 가라앉는 듯한 기세-.
유진오 당수의 인선에 대한 반발세력의 대표격으로 11일 늦게 필동 유씨 댁을 방문했던 이재형·정일형·홍익표씨등은 운영회의 개최와 기획위원의 일부교체 등 몇 가지 수습안을 내세웠고 특히 이재형씨는 『시국수습을 위해 박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듯이 당내수습을 위해서는 유당수의 결단이 요망된다』고 강조하기도.
그러나 유당수도 여러 가지 어려운 사정을 설명, 그런 끝에 운영회의소집을 요구하는 서명공작 등 정면대결의 인상을 주는 대립은 서로 피하기로 합의. 또 이날 밤 늦게 반발세력이라 할 민주계는 정일형씨 댁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일부 「대유당수투쟁」에 즉각 나서자는 강경론도 없지 않았으나 현 시국은 물론 인사문제로 트집을 잡는 것은 좋지 않은 인상을 준다는 온건론이 우세하여 민주계기획위원인 정일형 홍익표 박영녹 최영근씨 등 4인에게 진로를 일임-.
이런 일련의 움직임과 함께 이번 파동의 「태풍의 눈」격인 김대중씨 스스로도 『나는 아무 말 않고 있겠다』고 말하고있고 재야출신의 박기출 박병배씨 등이 12일부터 조정에 나섰다는 것-.

<발령은 「논란」거친 뒤에>
○…12개 해외공관장에 대한 관계국의 「아그레망」이 지난 6일을 전후해서 모두 내도, 외무부는 그 임명발령준비를 서두르고 있는데 그 시기잡기가 「델리키트」한 듯.
「아그레망」이 제일 늦게 도착한 서독의 경우 약 두 달 동안의 하계휴회 끝에 열리는 9월 임시 국회에서 「재독한국인 실종사건」으로 미묘해진 대한감정이 야당에 의해서 적어도 한 번은 논란될 것이기 때문에 이를 거친 다음 적당한 시기에 발령, 부임하는 것이 상책이 아니냐면서 이왕 늦어진 김에 더 기다려 보자는 것이 외무부당국자들의 이야기.
한편 이번에 물러날 김현철 주미, 오천석 「멕시코」, 이종찬 이태리, 이형근 주영, 최덕신 주독 등 5명의 대사가운데 최덕신씨는 이미 천도교령에 취임했고 오천석씨는 미국에 머무르며 이형량씨만은 본인희망에 따라 대기대사로 외무부에 눌러 앉게 되리라고-.
그밖에 김현철씨와 이종찬씨는 일단 귀국, 휴양할 것이라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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