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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선거를 겪고 난|추석경기|작년의 경우와 대비해 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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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추석을 열흘 가량 앞둔 시장상인들의 손은 바쁘기만 하다. 하한의 불경기속에서 판매장부에 짜증을 느끼던 상인들은 추석을 기점으로 한 경기호전에 한몫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있다. 연중의 경기는 3, 4월의 상춘 「붐」이후 계속 하강기에 접어들었다가 추석을 기점으로 호전, 연말의 「피크」를 달리게 되는 것. 이제 상가는 호황의 즐거움 속에 붐빌 때가 온 것이다. 벌써부터 시내 방산·남대문 등의 굵직한 도매상에는 지방상인들의 발길이 평소의 7,8배가량 많아졌고 햇과일, 산뜻한 아동복들이 소비자들의 눈을 끌고있다. 추석경기는 그 특수성에 비추어 음식품류·아동복을 위주로 한 피복류, 일반서민을 상대로 한 고무신류 등에 날개가 돋치고 선물용 상품들이 제철을 만나는 것이 특색. 방산시장의 P아동복상은 요즘 밤새워 제품만들기에 바쁘고 백화점엔 포장지가 「추석선물」용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옥양목 2백원·콩 등 오름세>
추석경기 그것은 상품 면에서는 그리 넓은 것이 아니지만 전국적이고 서민층으로부터 일어나는 광범위한 것. 때문에 정부는 이때만 되면 생필품을 비롯한 소비물가에 신경을 높이고있고 현찰수요를 주축으로 한 통화증발에 골치를 앓고있다.
작년만 해도 9월 한달 동안에 화폐발행고가 66억5천만원이나 증가했었고 금융기관의 통화성예금은 24억원이 감소했으며 서울소비자물가지수가 추석후인 10월중에 2.6%나 올라 연중 가장 큰 등귀폭을 보였었다. 그러나 추석경기의 상승폭이나 그것이 경제활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통계의 불비로 확실히 밝힐 수가 없다.
하지만 올해는 두 차례에 걸친 선거로 뿌려진 돈 덕분에 하한기를 그럭저럭 넘겨왔고 지난 여름의 「레저·붐」으로 보아 예년보다 훨씬 좋을 것이라는 게 상인들의 말. 아직 구매력증가가 크게 나타나지 않을 때이지만 벌써 광목값이 필당 50원, 옥양목 값이 필당 2백원이 뛰었고 콩, 녹두 등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있다.
이제 추석경기 그것이 우리 경제활동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인지 66년의 경우와 대비해서 알아보기로 하면 대체로 추석을 전후한 경기의 동향은 화폐발행고, 어음교환고, 생산지수, 제조업자 제품재고지수, 예금동향, 소비물가의 동향, 요구불예금의 회전율 등으로 분석할 수가 있다. 66년9월의 경우 화폐발행고가 66억원이 증가, 8월에 비해 19%가 급증했었고 금융기관의 통화성예금은 24억원이 줄어 8월비 약10%가 감소. 어음교환고는 9월중에 43억원이 증가, 8월비 약3%, 요구불예금회전율은 8월의 11.7%에서 9월에는 0.1%가 증가한 11.8. 이처럼 금액 면에서 나타난 구매력증가는 물가를 자극, 9월중에 서울소비자물가지수를 7월의 233.6(60년=100)에서 238.3으로 높였고 이후 계속상승추세를 보이게 했다.

<제품재고 8.4% 감>
생산은 9월중에 1%가 증가, 연말까지 상승추세를 보였으며 제품재고는 9월중에 8.4%가 감소, 중소기업의 제품 출하액은 8월의 1백91억원에서 9월에는 2백10억원으로 증가. 특히 섬유류의 출하액은 5억원, 화류·의복류의 출하액이 3억3천만원으로 전체 출하액증가분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 추석의 경기를 단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다.
이처럼 추석을 전후한 시중경기의 상승은 경제활동 각 분야에 걸쳐 활기를 불어넣게 되는 것. 그러나 풍성한 경기 진작 후에는 물가상승이 복병처럼 나타나는 게 상례. 해마다 추석 때 풀려나간 돈과 구매력증가로 농산물이외 상품의 물가를 자극, 물가구조가 곡물위주로 상승하는 추세에서 곡물이나 상품 상승위주로 바뀌게된다. 추석을 맞아 기업과 상가는 활기를 보이지만 물가앙등이 뒤따르게 마련.
늘어난 화폐유통량, 수요증가에 따른 상인들의 가격조작 등이 추석경기의 경계점이기도 한 것이다.
금년 들어 서울 소비자 물가지수가 지난 8월25일 현재 8%가 상승, 작년보다 그 상승폭이 증가하고있는 점에 비추어 추석을 계기로 한 물가 전망은 더욱 어둡기만 하다.<이종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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