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담배에 곰팡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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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매청에서 나오는 「파이프」용 담배 「타이거」가 곰팡이가 피는 등 변질되는 사례가 많아 말썽이 되고 있다. 50그램들이 소매가 80원(도매가72원80전)인 변질된 이 담배는 『미국 「버지니아」산 잎담배와 같은 향초로 된 높은 향미의 「파이프」담배』라는 선전문구와는 정반대로 피워보면 썩은 냄새가 풍기고있다.
이 담배는 노란 색의 잎담배를 흰 「비닐」종이로 봉하고 그 위에 자주색 두꺼운 은박지로 싼데다 그 겉에도 「비닐」종이를 한 겹 입혔는데 소매상들은 외국 것은 1년이 지나도 변질하지 않는데 바람조차 들어가기 어렵게 포장된 이 담배가 변질된다는 것은 처음 전매청에서 배합할 때 어떤 잘못이 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소매상들은 또 이 담배가 처음 나올 때는 잘 팔렸는데 점점 팔리지 않아 요즈음에는 하루에 한 사람도 찾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고 말하고 전매청이 변질된 담배를 바꿔주지도 않는 것은 영세상인을 골탕먹이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타이거」담배는 지난해 11월15일부터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금년도 제조계획량은 24만갑(1천2백만킬로그램)인데 전매청은 만약 변질된 담배가 발견될 경우 언제든지 바꾸어주도록 되어있다고 실제와는 전연 다른 말을 되풀이하고 있다.
또 「타이거」담배는 은박지로 포장하고 있으나 보관이 잘못될 경우 5.6개월 지나면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매청 당국자는 해명하고 있는데 서울제조창에서만 제조하고 있다.
변질된 담배가 많다는 비난을 받자 전매청은 앞으로 국산엽연초로만 만들던 계획을 바꾸어 외국산 고급엽연초를 배합, 질을 높이고 값도 20원을 올려 1백원씩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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