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주 시대의 몸부림|본사특파원들과의 전화 4각 진단 - 동경=강범석·홍콩=윤기병·사이공=조성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아시아」는 국제정치 무대에서 각광을 받으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아스팍」(동남아각료이사회)의 창설에 이어 ASEAN (동남아국가연합)이 새로이 창설되고- 월남은 9·3총선으로 새 민정으로 출범했으며 - 좌등 일본수상은 지난 7일부터 동남아10개국순방에 나서는가 하면 월남참전 7개국 정상회담의 서울개최 보도가 전해지는 가운데 5만병력을 파월, 월남전의 추이에 국가이익이 직결돼 있는 한국은 「아시아」에서의 발언권신장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본사는 동경(강범석 특파원) 「사이공」 (조성각 특파원) 「홍콩」 (정 총리 방태를 수행한 윤기병 특파원)을 국제전화로 연결, 변모하는 「아시아」 정세를 현지보고로 타진했다.
▲본사=월남의 9·3 정·부통령 선거도 끝난 지 7일째인데 「사이공」의 공기는 어떤가? <주목되는 월남불도>
▲조 특파원 (사이공)=「주」 「수」등 민간후보자 7명이 총선거무효화를 선언했고, 상원의원에 「가톨릭」 계가 3분의 2를 차지한데 대해 불교도 등 다른 종교집단의 반발이 예견되고 있으나 「사이공」은 표면상 조용하며 시민들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월남선거를 동경서는 어떻게 보고 있는지?
▲강 특파원(동경)=공식적으로 내각 및 외무성 대변인은 『예상한대로』『민주정치의 첫걸음』이라고 조심성 있게 간단히 논평하고 있는데 이것은 오는 10월 21일로 예정된 좌등수상의 방월을 앞둔 배려로 해석된다.

<평화희구의 보상은>
「매스콤」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월남국민의 「평화에의 희구」를 민정이 어떻게 보상하느냐와 「티우」대통령과 「키」 부통령의 「권력관계」 조정이 열쇠라는데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
▲윤 특파원 (홍콩) =태국관리들도「티우·키」「팀」의 승리는 기대한 대로며 월남정부가 합법성을 갖게 된데 대해 환영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외무성소식통들은 새민정의 앞길이 극히 험난할 것으로 관측하면서 군부내의 세력관계가 민정을 안정에의 길로 이끌지는 걱정하는 빛이었다.
▲본사=좌등(사또)일본수상이 이번 동남아순방에 앞서 월남문제에 관해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발언을 한 속셈과 그 배경은 무엇인가. 특히 11월의 좌등 방미와도 관련이 있다고도 보겠는데…
▲동경=좌등 내각은 최근 월남문제와 관련하여 무엇인가 만지작거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좌등의 10개국 순방 속셈>
좌등 수상은 방미에 앞서 지난 7일의 자유중국 방문을 기점으로 10월 21일 「사이공」 방문을 마지막으로 하는 동남아 10개국순방을 시작했는데 집권 3년만에 처음으로 이루어진 이번 대규모 외교행각은 월남 총선으로 인한 월남정세의 전환, 내년 가을의 미국 대통령 선거, 명년 11월의 3선을 기도하는 자민당총재선거, 「오끼나와」 반환문제 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월남문제에 어떤 「코미트」를 함으로써 미국의 국내외적 입장에 보탬이 되도록 하고 그 댓가로 오는 11월 방미를 통하여 「오끼나와」 반환에 대한 구체적 실마리를 얻어 좌등 장기정권의 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본사=월남문제는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터부」가 되어온 터인데 「바터」를 시도할 만한 「코미트」가 가능한가?

<외교주도 노리는 일우 선회>
▲동경=이것은 하나의 추측이나 가령 대규모 의료단의 파견 등 후방지원으로 월남에 「코미트」 한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좌등 수상은 이번 외유에서 l억 「달러」를 뿌려 미국을 대신한 경제원조의 시늉을 뚜렷이 한다는 것인데 좌등 수상은 지난 2일 내각기자단과의 회견에서 『방미 때 나의 발언에 강력한 「백그라운드」가 될 것』 이라고 말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홍콩=월남문제엔 「프리·핸드」를 확보한다는 지금까지의 대월 정책과 나아가서는 일본의 전반적인 외교자세와 어떤 연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동경=소위 「중립노선」으로는 주도외교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가다듬기 시작한 것 같다.
▲본사=요즈음 월남참전국의 증파 문제가 심심치않게 논의되고 있는데 「사이공」과 「방콕」의 공기는?
▲홍콩=정 총리의 방태 중 양국수뇌간에 증파 문제가 은밀히 논의된 것 같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증파는 어렵다는 점에서는 한·태 양국의 총리가 일치 한 것 같다. 결국 이 문제는 오는 10월말께로 예정된 참전국 정상회담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겠는가.

<「증파논의」는 정상회담서>
▲사이공=월남은 총선직 후의 국내 정정 때문에 증파 문제에 대해서는 잠잠한 편이다. 그러나 미군의 7만 증파가 연내에 실현되면 그에 따른 「아시아」 참전국들의 증파 문제로 자연 활발히 논의될 것으로 관측되는데 역시 정상회담 무렵이 고비가 되겠다.
▲본사=최근 탄생한 동남아국가연합 (ASEAN)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이며 한국 주도하에 창설된 「아스팍」과의 상관관계는?

<붉은 위협 실감하는 태국>
▲동경=이곳에서는 ASEAN이 동남아방위 즉 군사적 정치적 성격을 오히려 피하고 경제적 분야의 협력에 치중한 지역협력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아시아」에는 아직 확고히 형성된 지역협력체가 없고 보면 ASPAC이 기반을 굳히기 전에 ASEAN이 발전한다면 ASPAC의 위치와 기능은 약화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홍콩=태국은 북쪽국경에 공산 「게릴라」가 출몰하는 데다 「싱가포르」에서의 영군 철수가 곁들여 중공의 위협을 전보다 더욱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ASEAN이 겉으로는 경제문제에 치중한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군사·정치면에「액센트」를 둔 지역협력기구인 것 같다. 결국 두개가 동일지역에서 생긴 비슷한 성격의 기구라는 점에서 「아스팍」 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한국경제력의 진출돌파구>
▲본사=한국상품과 경제력의 동남아진출의 현황과 전망은?
▲사이공=현재 월남에 있는 우리나라 기술자는 l만3천여명에 달하여 「사이공」 「캄랑」 「퀴논」 「다낭」 등 월남의 4개 항구 중 「퀴논」 과 「다낭」의 용역부문은 한국이 독점하고 있고 「메콩·델터」의 준설작업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상품보다 인력진출이 눈에 띄고 있다. 상품의 대월 수출 면에서 볼 때 AID구매가 감소되고 월남정부 「달러」구매가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 상품수출의 여지가 많아져 가므로 「라디오」 등 전기용품과 건설자재의 진출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