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도 금리 잇따라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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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보험 상품의 금리가 잇따라 떨어져 변동금리형 저축성 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이 만기에 받는 돈이 크게 줄게 됐다.

증시 침체와 시장 금리 하락으로 보험사들이 고객의 돈을 받아 마땅히 굴릴 곳이 없어지자 고객들에게 이자를 덜 주기로 한 것이다.

수시로 금리가 달라지는 변동금리형 상품의 경우 신규 고객은 물론 기존 고객도 낮아진 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혹시 사정이 생겨 만기 전에 보험을 해약할 때 받는 돈도 줄어든다. 금리가 만기까지 일정한 확정금리형 상품은 금리가 떨어져도 기존 고객에게는 영향이 없다.

삼성생명은 지난달(1월) 종신.연금보험 등에 적용하는 금리를 연 6%에서 5.8%로 0.2%포인트 내린 데 이어 이달에도 5.6%로 0.2%포인트 추가 인하했다. 이는 지난해 6월(연 6.4%)에 비하면 0.8%포인트나 낮아진 것이다.

교보생명도 지난해 7월 연 6.4%였던 연금보험 등의 금리를 단계적으로 0.8%포인트 낮춰 이달에는 5.6%를 적용하고 있다.

대한생명도 지난달 파워재테크I 등 장기 저축보험의 금리를 연 6%에서 5.8%로 내린 데 이어 이달에는 5.6%로 더 내렸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연금보험의 금리를 연 6.5%에서 6.2%로 인하했다.

이밖에 동양.흥국.SK생명 등도 최근 저축성 보험의 금리를 인하했다.

외국계 보험사들은 주력 상품인 확정금리형 종신보험의 금리를 속속 내리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고객들은 만기에 종전과 같은 돈을 받기 위해서는 예전보다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하게 됐다.

푸르덴셜.ING생명은 지난달 종신보험의 금리를 연 5.5%에서 5%로 0.5%포인트 내렸으며 AIG생명은 6%에서 5.1%로 0.9%포인트 인하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현재 5.5%인 종신보험 금리의 인하를 검토 중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고객이 낸 돈에서 위험보장에 필요한 보험료와 설계사 수당 등 사업비를 뺀 나머지 돈에다 이자를 붙여서 고객에게 돌려준다"며 "보험은 만기가 평균 15년 이상으로 길기 때문에 금리가 조금만 변해도 만기에 받는 돈이 크게 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 설계사들은 현재 금리가 만기까지 지속된다는 가정을 하고 예상 보험금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지만 변동금리형은 설계사가 당초 제시한 금액과 실제로 받는 돈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변동금리형 상품의 금리는 매월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금리를 단순 비교하기보다 장기적으로 많은 이자를 줄 것 같은 보험사를 골라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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