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테러범 마지막 말 "엄마 사랑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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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저들이 우리를 쫓고 있어요. 마구 총을 쏴대요. 엄마 사랑해요.” 19일(현지시간) 새벽 1시쯤 보스턴 폭탄테러 용의자 타메를란 차르나예프는 러시아 다게스탄에 있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워터타운 로렐가에서 경찰과 총격전이 시작되기 직전이었다. 어머니 주바이다트 차르나예프는 ABC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타메를란은 극도로 겁에 질려 있었다”며 “갑자기 울부짖다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타메를란이 “동생도 옆에 있다”며 “엄마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순간 전화가 끊겼다고 덧붙였다. 주바이다트는 이후 미국에 있는 딸이 전화를 걸어 “TV를 켜보라”고 해 타메를란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주바이다트는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은 최근 매일 전화를 걸었다”며 “아들은 보스턴 폭탄테러 혐의를 받고 있다는 FBI 전화를 받았지만 찾을 테면 찾아보라고 했다더라”고 말했다. 주바이다트는 큰아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작은아들의 병간호를 위해 미국 방문을 원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가 입국을 허용할지 불투명한 상태다. 그는 “ 모든 것을 내게 솔직하게 털어놓는 아들이 지하드(성전)의 길을 걷겠다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두 아들이 누명을 썼다고 주장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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